KDI-건대 부동산연구원 보고서
분양값보다 시세 1억이상 떨어져
파주·청라·영종 깡통주택 속출
용인은 중대형 많아 하락폭 커
분양값보다 시세 1억이상 떨어져
파주·청라·영종 깡통주택 속출
용인은 중대형 많아 하락폭 커
경기 파주·용인, 인천의 청라·영종 등 4곳이 주택시장의 침체로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 지역’이라는 국책 연구기관의 지적이 나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과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은 4일 ‘3분기 부동산시장 모니터링 보고서’에서 “최근 수도권 외곽의 대형 평형 밀집 지역인 파주,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청라 및 영종 지구, 용인 지역 등은 주택가격이 분양가격보다 떨어지고, 거래도 부진해 심각한 가계부채 문제가 대두될 수 있는 지역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국책 연구기관이 이례적으로 특정 지역 부동산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한 것과 관련해 보고서를 작성한 관계자는 “시장을 전체 통계나 지수만 갖고서 보면 대개 미온적인 대책밖에 나오지 않아, 문제의 심각성을 알리고 이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다소 자극적으로 쓴 보고서”라고 말했다.
위험 지역으로 꼽힌 경기 파주의 운정 1, 2지구의 경우 실거래 가격이 분양가격보다 평균 1억원 가량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곳에선 아파트 분양자들이 건설사와 대출 기관을 상대로 집단소송이 진행 중이기도 하다. 보고서 작성에 참여한 이상영 명지대 교수(부동산학)는 “이들 지역에서 아파트를 분양받을 때 대개 대출금이 집값의 60~70% 정도였는데 집값이 반토막나면서, (집값이 대출금보다 낮은) ‘깡통 주택’이 속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경제자유구역 중 청라지구의 상황도 이와 비슷하다. 이 지역의 아파트 매매가격은 분양가격보다 1억원 이상 하락했다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다. 이웃 영종지구도 마찬가지 상황이다. 개발계획 및 기반시설 등이 차질을 빚고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서 분양자들의 집단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게다가 7100여 세대의 입주 물량이 예정돼 있어, 가격의 추가 하락마저 우려된다.
보고서는 한때 ‘버블세븐’ 지역으로 집값 급등의 진원지였던 용인시도 가계부채의 ‘폭발’ 가능성이 큰 지역으로 봤다. 용인시 아파트 가운데 중대형 이상의 비중이 74%에 이르는 등 다른 시군에 견줘 높은 중대형 비중이 가격 하락폭을 더욱 키울 수 있기 때문이다. 광교 등 2기 신도시 입주도 가격 하락 압력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특히 경기도 전체 미분양 아파트의 25% 이상이 용인시에 몰려 있을 만큼, ‘공급 과잉’ 상태다. 유주연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 박사는 “용인처럼 집값이 많이 뛴 곳에 부채(주택 대출)도 많기 마련인데, 집값이 빠지면 투자형으로 집을 산 사람들이 ‘하우스푸어’로 쉽게 전락하게 된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들 ‘위험 지역’이 속한 광역권도 오르던 집값이 최근 급락하면서 지난 5년여 동안 집값 상승폭은 낮고, 부채라 할 수 있는 주택대출의 증가폭은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07년1월~2012년5월 경기도의 주택가격은 1% 상승에 그쳤지만, 주택대출은 4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인천은 집값이 16% 상승한 반면 주택대출은 79%나 증가했다. 하지만 전국 평균은 각각 22.6%와 28.7%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런 국지적 상황 악화에 대한 ‘처방전’이 딱히 없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주택시장의 침체로 향후 시장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에 대해서는 정부의 주의 깊은 관찰이 요구된다”면서도, 취득세 인하를 통한 부동산 경기 활성화란 ‘단골 메뉴’를 내놨을 뿐이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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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청라지구 조감도. 한국토지공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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