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통계청장-삼성 부사장 부적절한 만남
다음날 통계위 회의때 생보료 조사품목서 제외
비중 다섯번째로 커…애초 통계청 등 포함 의견
다음날 통계위 회의때 생보료 조사품목서 제외
비중 다섯번째로 커…애초 통계청 등 포함 의견
지난해 11월22일 우기종 통계청장은 서울 시내 ㅈ호텔에서 삼성생명 곽아무개 부사장과 문재우 손해보험협회 회장을 만났다. 전혀 관련 없을 것 같은 양쪽의 다소 이상한 만남은 다음날 중요한 회의에 실마리가 있었다. 이튿날 여성가족부에선 ‘2010년 기준 소비자물가지수 개편’을 최종 결정하는 제5차 국가통계위원회 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선 보험업계의 바람대로 생명보험료가 물가지수 조사 품목에서 탈락했다.
<한겨레>가 14일 홍종학 민주통합당 의원실을 통해 입수한 ‘제5차 국가통계위원회 회의록과 회의자료’를 보면, 정부가 5년마다 한번씩 하는 소비자물가지수를 지난해 개편하면서 보험업계의 부담을 고려해 조사 품목에 포함돼 있던 생명보험료를 막판에 뺀 것으로 드러났다.
애초 생명보험료는 지난해 11월23일 국가통계위원회 회의 자료로 올라온 ‘물가지수 2010년 기준 개편안’에 조사 품목으로 포함돼 있었다. 외부 전문가와 통계청 내부 검토의 결과였다. 이에 앞서 한국은행도 “민간 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크고, 앞으로도 비중이 더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며 생명보험료를 물가지수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통계청에 전달했다.
생명보험료는 개편안 전체 조사품목 482개 가운데 가중치(전체 1000)가 전세(60.6)와 월세(30.1), 휘발유(28.4), 이동전화료(26.4)에 이어 다섯번째 높은 20.7이나 됐다. 그만큼 물가지수에서 비중이 큰 주요 품목이었다. 생명보험료는 가구당 월 소비지출액이 평균 4만4000원에 이른다. 지난 6월 기준 개인이 가입한 생명보험은 7281만건(1949조원)이 넘는다.
이처럼 큰 비중의 생명보험료가 보험업계의 부담 등을 고려해 막판 지수 조사대상 품목에서 제외된 것이다. 국가통계위원회 회의록을 보면 위원장인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에서 “공감대를 완전히 형성하지 못한 상태”라며 “관련 업계에서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라 부담되는 측면까지 있다”고 밝혔다. 결국 이날 회의는 생명보험료를 5년 뒤 다시 검토하기로 하고 끝났다.
홍종학 의원은 “가중치가 높은 생명보험료가 물가지수 품목에 반영되면, 보험회사는 보험료를 인상하는 데 물가 상승 압력이라는 사회적 압박으로 인해 신중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이를 누구보다도 잘 아는 통계청장이 물가지수 개편 공식 결정 하루 전날 주요 이해관계자인 삼성생명 부사장 등과 간담회를 한 것은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우 청장은 지난 12일 통계청에 대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왜 보험 업계 인사들을 만났느냐라는 홍 의원의 추궁이 이어지자, “관련 업계뿐 아니라 전문가 의견도 들었다”고 해명했다. 지난해 말 물가지수 개편으로 2011년도 소비자물가지수는 이전 기준으로 했을 때보다 0.4%포인트 낮은 4.0%를 기록해 ‘꼼수 개편’이란 비난을 샀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단독] 이 “MBC지분 매각 극비리에”…최 “발표는 19일 꼭 해야”
■ [단독] MBC 이진숙 “정치적 임팩트 굉장히 큰 사안”
■ “박 후보가 물러나라고 연락? 없었어…결승의 날 오는데, 나도 한몫 해야지”
■ [사설] ‘장물’로 박근혜 선거운동 하자는 김재철·이진숙씨
■ 정수장학회 비밀회동 대화 취재 ‘도청’ 아니다
■ 자라는 입으로 소변 본다
■ [화보] 손연재, 나비처럼
■ [단독] 이 “MBC지분 매각 극비리에”…최 “발표는 19일 꼭 해야”
■ [단독] MBC 이진숙 “정치적 임팩트 굉장히 큰 사안”
■ “박 후보가 물러나라고 연락? 없었어…결승의 날 오는데, 나도 한몫 해야지”
■ [사설] ‘장물’로 박근혜 선거운동 하자는 김재철·이진숙씨
■ 정수장학회 비밀회동 대화 취재 ‘도청’ 아니다
■ 자라는 입으로 소변 본다
■ [화보] 손연재, 나비처럼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