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흘간 31원 치솟아…주식 2주간 2조 매도 코스피 약세
외국인이 한국 주식을 팔고 나가려는 자금이 몰리고 원화 강세가 멈출 것이라는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28일 원-달러 환율이 20원 가까이 급등했다. 연일 이어진 외국인 매도세에 코스피는 1940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19원 급등한 1093.5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 하루 상승폭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가 나왔던 2011년 9월26일 29.8원 상승한 이후 가장 크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 11일 1054.70원(종가 기준)까지 내려갔으나 이후 상승세로 전환됐고, 23일 이후 4거래일만에 31.20원이나 올랐다.
이날 장 초반부터 상승세가 뚜렷했다. 유럽 은행들의 장기대출 프로그램(LTRO) 상환 소식에 달러수요가 많아지면서 원-달러 환율은 7.50원 상승한 1082.00원에 개장했다. 이후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달러 매도) 때문에 상승세가 주춤해지기도 했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역내·외에서 달러 매수세가 몰리기 시작해 장 막판 1090원을 뚫고 올라갔다.
유한종 케이비(KB)국민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은 “최근 며칠간 환율전쟁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고 당국의 개입 강도가 강해지면서 원화 강세가 계속 가기는 어렵다는 쪽으로 분위기가 바뀌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역외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포지션을 (달러매수 쪽으로) 전환하기 시작했고, 외국인의 주식매도 환전 수요, 수입업체 결제수요 등이 가세하면서 시장심리가 한쪽으로 확 쏠렸다”고 전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국내 유가증권시장에서 4907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이는 2011년9월23일(6873억원어치) 이후 가장 강한 매도세다. 지난 14일부터 따지면 순매도물량이 2조원어치를 넘어선다. 이에 따라 이날 코스피는 나흘 연속 하락하며 6.98(0.36%) 내린 1939.71로 마감했다. 원화 강세로 인한 수출감소 우려에, 삼성전자는 140만원선이 무너지며 137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결국 원화 강세 부작용에 대한 우려 탓에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강화됐지만, 외국인 주식매도에 따른 환전 수요가 다시 원화 강세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한풀 꺾이고,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세도 주춤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김학균 케이디비(KDB)대우증권 투자전략부 팀장은 “원-달러 환율 하락세가 약해지고 있고, 최근 외국인 매도세가 지나친 측면이 있는 만큼 다음달부터는 코스피 반등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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