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물 2.61%·5년물 2.72%
기준금리 인하 전망 퍼진탓
외국인 공격적 매수 영향도
기준금리 인하 전망 퍼진탓
외국인 공격적 매수 영향도
국고채 금리가 1995년 집계를 시작한 이후 18년만에 최저치 수준까지 내려갔다. 경기회복이 지연되면서 한국은행이 경기부양을 위해 조만간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시장에 퍼진데다,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달러 환율의 하락을 전망하며 국내 채권을 사들이고 있는 탓이다.
13일 금융투자협회 자료를 보면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에 이어 2.61%로 장을 마감했다. 이는 집계가 시작된 1995년5월2일 이후 18년만에 최저치다. 국고채 5년물 금리 2.71%도 최저치다. 현재 기준금리 2.75%보다 더 낮은 수준인데, 이는 이례적인 현상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기준금리가 2%까지 내려갔던 2009~2010년에도 3%대였다. 하지만 지난해 7월12일 2.97%로 3%선을 하향돌파한 이후 줄곧 2%대에 머물렀다.
특히 지난달부터 하락세가 빨라졌는데 이는 새정부가 출범하면 한은이 경기부양을 위해 정부와 정책공조에 나서고, 따라서 기준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채권시장에 퍼졌기 때문이다. 지난 11일 현오석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인사청문회에 앞서 국회에 낸 서면답변에서 “추경편성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이런 전망은 더욱 힘을 얻었다. 정부가 경기상황을 그만큼 부정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또 한가지 요인은 외국인 투자자의 공격적인 국내 채권 매수다. 금융감독원 자료를 보면 지난달 외국인은 국내 증시에서 무려 6조1028억원어치의 채권을 순매수했다. 시장 관계자들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원-달러환율이 장기적으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환차익을 얻기 위해 국내 채권을 매수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단 단기적으로는 14일 열리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결정이 채권금리의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만약 기준금리가 동결되면 일시적으로 시장금리가 반등할 수 있다.
한은은 장단기 금리 하락으로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커지는 것을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시장의 압박에 못이겨 기준금리를 조정하는 모습을 보일 경우 통화정책의 신뢰성과 유효성을 떨어뜨리기 때문이다. 한은 관계자는 “올해 들어 국내 경기는 미약하지만 회복 국면에 들어서 경기조절 차원의 기준금리 인하 요인은 점차 희석되고 있다고 봐야한다. 하지만 시장금리가 기준금리를 밑도는 현상을 방치하면 자칫 금융의 자금중개기능이 위축될 수 있어 고민이다”고 말했다.
안선희 기자, 박순빈 선임기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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