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고용 HTC 비난댓글 작성 혐의
“업계 관행…자국업체 보호 의도 의심”
“업계 관행…자국업체 보호 의도 의심”
대만 당국이 15일 삼성전자가 자국 스마트폰 업체 에이치티시(HTC)를 비방했다는 혐의를 들어 조사에 착수했다.
쑨리췬 대만공평교역위원회 대변인은 <아에프페>(AFP) 통신에 “삼성전자가 학생들을 고용해 온라인상에서 대만 휴대폰 업체인 에이치티시를 비방하는 글을 올리게 했다는 민원이 접수돼 지난 주부터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대만 누리꾼들은 이 달 초 삼성전자가 현지 홍보 대행사를 통해 학생들을 고용한 뒤 이들에게 에이치티시 관련 기사에 대한 부정적인 댓글을 달고 삼성전자 핸드폰을 선전하게 한다는 의혹을 제기해왔다.
쑨 대변인은 “혐의가 사실로 판명되면 삼성전자와 현지 홍보대행사는 2500만 대만달러(9억3000여만원)가량의 벌금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대만 삼성전자 쪽은 “아직 공평교역위원회로부터 조사를 하겠다는 통보를 받지 못했다”면서도 페이스북에 “인터넷 이벤트가 불편과 혼란을 초래한 점에 관해 사과한다. 인터넷에 댓글을 올리는 방식의 마케팅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해 초에도 대만 공평교역위원회로부터 갤럭시 와이(Y) 듀오스 카메라 기능에 대해 허위 광고를 했다는 혐의로 30만 대만달러(1100만원)의 과징금을 추징당했다. 외신들은 “대만의 스마트폰 시장 경쟁이 매우 치열하다”며 대만이 자국업체를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온라인 마케팅을 통해 경쟁사를 비방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왔다”고 해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만에서 이런 댓글 마케팅은 사실 모든 업체가 다 해오던 것인데 유독 이번 건을 문제삼는 것은 업계 1위이자 한국업체인 삼성을 견제하려는 의도가 아닌가 의심된다”고 말했다. 리서치업체 아이디시(IDC)의 집계로 삼성전자는 지난해 세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30.3%, 에이치티시는 4.6%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이형섭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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