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와 마찰…이달초 사직서 제출
정창영(사진) 코레일 사장이 국토해양부에 사직서를 낸 것으로 20일 드러났다. 정부가 공공기관 물갈이를 공식화하고 나섰지만, ‘철도 민영화’ 같은 논란의 중심에 있는 공공기관장이 사직서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국토부와 코레일 관계자의 발언을 종합하면, 정창영 코레일 사장은 이달 초 국토부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코레일 안팎에서는 “정 사장이 수서발 케이티엑스 민영화를 두고 국토부와 마찰을 빚어왔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정 사장은 아직 3년 임기의 절반도 채우지 않은데다, 지난해부터 수서발 케이티엑스 민영화를 두고 국토교통부와 갈등을 빚어왔다.
그러나 코레일 관계자는 “기획재정부의 공공기관 평가에 맞춰, 정부의 공공기관장 일괄 사직서 제출 방침에 따라 사직서를 낸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달 말로 예정된 국토부의 철도 민영화 계획 발표에 대해 강력한 반대 의사를 코레일 안팎에서 밝혀왔다. 또 최근 각 지방자치단체와 추진하고 있는 철도 여행 상품 개발 등에 의욕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코레일 관계자는 “국토부에 등을 떠밀려 사의 표명을 했다면, 그런 행보를 보이긴 어렵다”고 말했다.
이런 논란은 박근혜 대통령의 발언에서 출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 3월 국무회의에서 “새 정부의 국정철학을 공유할 수 있는 사람으로 (공공기관장을) 임명할 수 있도록 노력해달라”고 언급했다. 기획재정부는 이 무렵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시작했고 다음달 20일께 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기관과 기관장으로 구분된 평가 결과가 사실상 ‘살생부’ 구실을 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노현웅 기자 golok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