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철상(63) 신용협동조합중앙회 회장
신용협동조합 문철상 회장 취임
“단위조합 추천받아 1~2%대 대출”
“단위조합 추천받아 1~2%대 대출”
“세 모녀 자살 사건처럼 정부가 할 수 없는 일들을 협동조합이 해보겠다. 그라민은행처럼, 경제적 취약계층을 상대로 200만원대 소액 대출을 해주고 기다려주는 기부재단을 만들겠다.”
문철상(63·사진) 신용협동조합중앙회 회장은 1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취임 간담회를 열고 “서민들이 고리채 탈출을 위해 모여 만든 금융협동조합이라는 원래 신협의 정체성대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취임 뒤 첫 사업으로 신용등급 9·10등급과 같은 금융소외계층에게 소액 생계 자금을 지원해 긴급구조하는 재단을 만들기로 했다.
문 회장은 “노벨 평화상을 받은 그라민은행이 한 일이 실은 수십년 전 신협이 먼저 선보였던 일”이라며 “재단을 세워 단위조합의 추천을 받은 경제적 취약층이 국수 가게라도 조그맣게 내는 데 보탬이 될 수 있는 1~2% 대 소액대출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협은 1960년 은행권에서 소외된 농어민·도시서민·중소상공인들끼리 서로 돈을 모아 필요한 사람에게 싸게 빌려주는 협동조합운동을 통해 탄생했다.
그는 2006년 신협이 공적 자금을 투입받는 조건으로 정부와 맺은 ‘경영정상화 계획 협약’도 “빠른 시일 안에 벗어나는 방안을 논의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942곳 중 20여곳의 경영개선이 요구되는 조합을 추가로 통·폐합해 신협의 재무 건정성을 강화하고, 조합원의 경영참여 및 경영감시를 독려한다는 계획이다.
금융 규제완화와 관련 그는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이라는 취지에도 불구하고, 최근 대출 비중은 5.1%(2013년 12월 기준)에 불과하다”며 “비슷한 기관인 새마을금고중앙회의 개인 대출 한도가 500억원인 데 비해 신협은 법규상 3억원으로 제한돼, 농·수협과 같은 다른 협동조합이나 상호신용금고 등과 비교해 볼 때 어려움이 있다”고 주장했다.
문 회장은 신협 최초의 단위조합 출신 회장으로 지난 33년을 신협인으로 일했다. 군산대건신협 직원에서 이사장, 중앙회 이사를 거쳐 지난 3일 31대 중앙회장(임기 4년)에 취임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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