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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불황형 무역흑자 3년째 ‘고질병’

등록 2014-07-02 18:30수정 2014-07-02 22:11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승용차들. 한겨레 자료 사진
수출을 위해 선적을 기다리고 있는 승용차들. 한겨레 자료 사진
수출 늘어서가 아니라 수입 줄어서
2011년 2분기 이후 지속적 현상
내수부진 탓 자본재 수입 감소
환율 끌어내리며 수출 악영향
가계소비 촉진 등 대책 있어야
수출이 크게 잘 돼서가 아니라 수입이 줄어들면서 나타나는 이른바 ‘불황형 흑자’가 이미 2011년 2분 이후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를 살리지 않는다면 이런 기형적 구조가 상당 기간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서 분기별 상품 수출입 통계를 보면, 1990년대 이후 수출과 수입이 꾸준히 같은 방향을 그리며 증가해오다 2011년 2분기 이후 간격이 크게 벌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미약하게나마 증가하지만 수입은 더 큰 폭으로 뒷걸음질을 치는 불황형 흑자가 이때부터 본격화한 것이다.

분기가 아닌 연도별로 살펴보면 이런 현상은 더욱 도드라진다. 실제 2011년 2분기 수입은 1476억달러(약 148조원)에서 2014년 1분기에 1349억달러로 8.2% 감소했다. 이에 반해 수출은 같은 기간 1501억달러에서 1526억달러로 1.7% 증가했다. 이렇게 수출과 수입이 방향을 달리하면서 그 차이라 할 수 있는 무역수지의 흑자폭은 잇따라 사상 최대치를 고쳐쓰고 있다.

과거에도 수출은 느는데 수입이 감소해 무역흑자로 이어지는 현상이 없지 않았지만, 1~2분기 동안 나타나는 일시적 현상에 그쳤다. 1990년대 이후 무역수지는 흑자와 적자를 오락가락하다가 1997년 4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66분기 동안 두번을 제외하곤 흑자 기조를 이어왔는데, 수출과 수입은 크게 같은 방향으로 움직여왔다. 수출이 줄면 수입이 따라 줄고, 수출이 늘면 수입도 따라 늘어나는 구조였다. 예를 들어서 2008년 3분기~2009년 1분기 수입과 수출은 각각 42.5%, 32.1%씩 줄어들었지만 이후 바닥을 치고 2011년 2분기까지 각각 24.1%, 26.4%씩 증가했다.

분기별 상품 수출입 추이 자료: 한국은행 (단위: 100만 달러)
분기별 상품 수출입 추이 자료: 한국은행 (단위: 100만 달러)
2011년 이후 나타나고 있는 불황형 흑자는 우리 경제가 처한 가장 큰 문제 가운데 하나인 내수(소비+투자) 부진의 또 다른 얼굴이다. 동력이 약해진 내수로 소비재와 자본재 수입이 감소하면서 전체 수입이 되레 줄기까지 하고 있다. 특히나 지난 3년 사이 기업의 생산 설비 확대 등 투자에 쓰일 자본재 수입의 감소가 눈에 띈다.

관세청의 수출입무역통계를 보면, 기계류와 정밀기기, 전기전자기기 등 자본재 수입은 2011년 1465억달러에서 지난해 1442억달러로 감소했다. 이는 내수에서 가계의 소비가 약화되자 기업들이 투자를 꺼리면서 빚어진 현상이다. 전민규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위원은 “수출이 잘 돼서가 아니라 수입을 안해서 나는 흑자는 내수 부진의 결과다”며 “질이 좋지 않다고 볼 수 있는 불황형 흑자가 환율을 끌어내리면서(원화가치의 상승) 다시 수출의 발목까지 잡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불황형 흑자 구조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월 수출은 4% 가량 늘었지만, 수입은 0.5% 감소하는 등 올해 들어서도 이런 흐름이 지속되고 있다. 최성근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내수경기 침체에 따른 수입 부진이 지속되면서 경상수지(서비스수지 등 포함) 흑자규모는 당분간 현 수준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수침체형 경상수지 흑자 구조를 개선하려면 ‘유효수요’ 확대를 통한 소비증대 등 내수 활성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류이근 기자 ryuyigeu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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