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
안충영 동반성장위원장은 16일 “대기업은 순대 등 (중소기업이 만드는) 전통적 품목을 넘보지 말고, 해외진출을 위한 기술심화에 주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의 한 호텔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김치와 순대, 두부, 떡볶이 등 품목을 대기업이 하는게 맞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해외시장에서 중국이나 일본과 경쟁에서 이기려면 대기업은 전통품목까지 넘보는 여유를 부려서는 안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는 지난 8월1일 위원장 취임 뒤 처음 열린 자리였다. 안 위원장의 발언은 중소기업 적합업종 77개 품목의 재지정 여부를 앞두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협의가 진행 중인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안 위원장은 이날 인사말에서 적합업종 제도와 관련해 “강제적으로 대기업에 울타리를 치는 것보다 민간 자율 합의가 훨씬 강력한 힘을 낸다”며 “대기업에 권고를 내리기 이전에 우선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자율합의를 끌어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선 올해 말까지 재합의 신청이 완료된 77개 품목 가운데 9월말까지 권고기간이 끝나는 순대와 막걸리 등 14개 품목에 대해 양쪽의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11월말까지 조정협의를 연장하는 등 최대한 자율협의를 유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동반성장지수 평가방식도 산업·업종별 실정과 특성을 더 면밀히 반영하기 위해 체감도조사 설문지를 더 세분화하고 가감점 항목도 다양하게 만들 방침이라고 밝혔다.
설문 대상이 현행 5개 업종의 경우 제조업을 ‘제조업’과 ‘통신업’으로, 도소매업을 ‘대형마트-슈퍼-편의점업’과 ‘백화점업’,‘홈쇼핑업’ 등으로 세분화하는 등 8개 업종으로 개편하겠다는 것이다. 또 2·3차 협력사에 대한 동반성장과 공정거래 등을 정착시키기 위해 2차 협력사의 체감도조사 반영비율을 현행 10%에서 15%로 늘리는 방안도 강구중이라고 밝혔다. 이밖에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함께 해외시장에 진출할 경우 현행 1점인 동반성장지수 가점을 2점으로 상향조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최익림 기자 choi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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