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기대치보다 23%나 밑돌아
넷 중 한 기업은 ‘어닝쇼크’ 수준
기대치 웃돈 기업은 34%에 불과
조선업종 예상보다 큰폭 나빠져
“한국 경제 그림 우울한 상황”
넷 중 한 기업은 ‘어닝쇼크’ 수준
기대치 웃돈 기업은 34%에 불과
조선업종 예상보다 큰폭 나빠져
“한국 경제 그림 우울한 상황”
국내 상장기업들의 올 3분기 실적 발표가 시가총액을 기준으로 허리를 넘어선 가운데, 지금까지 발표된 상장사들의 실적이 애초 시장 기대치(컨센서스)를 크게 밑돌고 있다.
2일 토러스투자증권의 ‘2014년 3분기 실적발표(중간점검) 낮아지는 시장 기대치’ 자료를 보면, 최근 석달 동안 증권사가 실적 전망을 제공한 96개 유가증권시장 상장사의 예상 영업이익을 합산한 수치는 18조6000억원이었으나 실적 발표로 드러난 결과는 14조3000억원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대치를 23%나 밑돈 것이다. 실제 기대치를 웃돈 기업은 34.4%인 33곳이었으나, 밑돈 기업은 65.6%인 63곳으로 훨씬 많았다. 시장이 기대한 영업이익을 30% 이상 밑돌아 ‘어닝쇼크’라는 평가를 받을 만한 기업도 25%로 넷 가운데 하나꼴이었다. 업종별로 봤을 때도 기대치를 웃돈 업종은 24개 업종 가운데 디스플레이, 호텔레저, 필수소비재, 비철금속, 은행, 에너지 7개 업종에 그쳤다.
토러스투자증권은 10월말 기준으로 실적이 발표된 상장사가 유가증권시장 96개사와 코스닥시장 39개사로, 전체 시가총액 기준으로는 52.9%를 차지한다고 집계했다. 135개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36.7% 감소했으며, 지난 분기보다는 26.4%가 줄었다. 상장사 가운데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비중이 워낙 큰 점을 고려해 이 둘을 뺀다 해도, 나머지 기업들의 합산 영업이익은 지난해보다 17.9%가 줄었으며 2분기보다 14.1%가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자동차의 경우 실적이 크게 나빠질 것으로 일찌감치 예상돼, 증권사들이 실적발표에 앞서 전망치를 앞다퉈 낮췄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낮춘 전망치보다 1조원 이상, 현대차는 1000억원 이상 더 낮은 영업이익을 거두는 등 초라한 성적표를 보여줬다. 그룹 차원의 위기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은‘어닝쇼크’의 대표적 사례였다. 증권사들은 현대중공업이 1100억원의 영업적자를 낼 것으로 예상했지만, 발표된 적자규모는 1조9350억원으로 17~18배에 이르렀다. 삼성전기, 두산, 오시아이(OCI), 현대로템 등도 시장 기대치를 크게 밑돈 실적을 발표했다.
금융정보 제공업체인 에프앤가이드의 집계도 올 3분기 실적발표가 기대를 밑도는 ‘우울한 성적표’라는 점을 드러내기는 마찬가지다. 10월말 기준으로 증권사 3곳 이상의 실적 전망치가 존재하는 67개 상장기업이 발표한 3분기 영업이익을 집계한 결과 모두 14조3772억원으로, 전망치 18조1336억원보다 20.7%나 밑돌았다. 예상보다 저조한 실적을 기록한 곳은 전체의 59%를 차지하는 40개사였고, 이 가운데 예상치를 10% 이상 밑도는 곳도 28개사나 됐다.
토러스투자증권 리서치센터 정서현 연구원은 “3분기 실적발표가 절반쯤 진행됐는데 조선업종이 예상을 큰폭 웃도는 실적악화를 보여준 게 상당한 영향을 미치며 3분기 성적표가 그다지 좋지 못하다”며 “이달 중순께 실적발표가 거의 마무리된 뒤 다시 짚어봐야겠지만 현재로서는 3분기 우리 경제의 큰 그림이 우울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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