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96원까치 치솟아…6일째 상승행진
원-엔환율은 10월23일 이후 첫 반등
원-엔환율은 10월23일 이후 첫 반등
원화 가치가 엔화 가치와 함께 움직이도록 하겠다는 정부 고위당국자의 발언과 엔-달러 환율 급등락 탓에 6일 외환시장이 요동을 쳤다. 원-달러 환율은 장중 달러당 14개월 만에 최고치까지 치솟았다가 급락세로 돌아서는 등 극심한 변동성에 노출됐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중 13.2원이나 급등해 달러당 1096.8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9월6일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엔-달러 환율이 7년만에 115엔을 돌파한데다,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환율 관련 발언까지 전해지면서 원-달러 환율 상승폭이 급격히 확대됐다. 주 차관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엔저(엔화 가치 약세)에 대해 당국차원의 대응방안이 없다”는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지적에 대해 “엔화와 원화가 동조화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고 답했다. 주 차관의 발언은 엔화가치 하락에 맞춰 원화가치도 하락시켜, 수출에 악영향을 주는 원-엔 재정환율의 하락 속도를 제어하고 있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졌다.
하지만 오후 들어 대형 헤지펀드의 차익실현성 매물 등으로 인해 엔-달러 환율이 114엔대로 급락하자 원-달러 환율도 이에 맞춰 상승폭을 대부분 반납해 전날보다 0.2원 상승한 1083.8원으로 마감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이 양적완화 종료를 선언한 지난달 30일 이후 이날까지 6거래일째 상승 행진을 이어갔다. 6거래일 동안 상승폭은 36.5원(3.49%)에 달했다.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100엔당 948.21원(외환은행 오후 3시 고시 기준)으로 마감해 지난달 23일 이후 처음으로 반등했다.
한편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원-엔 환율 하락에 대한 대응책으로 기준금리 인하 카드가 거론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환율만으로 금리 정책을 결정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최 부총리는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종합정책질의에 출석해 엔화 약세에 대한 금리 대응을 주문하는 노철래 새누리당 의원의 질의에 “금리는 환율만 가지고 볼 일이 아니다”며 “종합적으로 (경제를) 봐야 하는 만큼 한국은행에서 그런 점을 충분히 고려해 관련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수헌 기자 minerv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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