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치. 한겨레 자료사진
궁금증 ‘톡’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올해 4인 가족 김장 비용이 지난해와 비슷한 20만원 가량이 들 것이라고 6일 밝혔다. 그러면서 ‘11월5일 기준 김치지수’가 85.9라고 발표했다. 김치지수는 무엇이고, 어떻게 산출하는 것일까?
김치지수는 4인 가족용 김장 재료인 배추 20포기, 무 10개, 고춧가루 1.86㎏, 깐마늘 1.2㎏, 대파 2㎏, 쪽파 2.4㎏, 그리고 이밖에 흙생강, 미나리, 갓, 굴, 멸치액젓, 새우젓, 굵은소금 등 13개 품목의 가격을 합산한 뒤 과거 기준시점의 가격과 비교해 산출한다. 품목의 세부 구성은 ‘한국전통음식연구소’에 의뢰해 만든 것이다. 기준지수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동안 김장비용 가운데 최고치와 최저치는 뺀 3년치 평균가격(23만4634원)을 100으로 하고 있다. 어느 해에 풍년이나 흉년이 들어 가격에 큰 변동이 생긴 것은 제거하고, 평년가격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기준지수(100) 시점의 4인가족 김장비용이 23만4634원이니, 김치지수가 85.9인 올해는 그보다 14.1% 적은 20만1550만원 든다는 계산이 나온다.
유통공사가 올해부터 김치지수를 만들어 발표하고 있는 것은 김치를 담그는 데 들어가는 재료가 배추와 무만이 아님에도 이 두 가지 채소의 가격만 보고 사람들이 김장비용을 잘못 추정하므로 이를 피하게 해주려는 뜻에서라고 한다. 대형마트에서 파는 김장 재료의 6일 가격을 1년 전과 비교해보면 배추는 12.6% 떨어졌고, 무는 7.5% 떨어졌다. 그런데 고춧가루는 2.1%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쪽파값은 41.8%나 올라 품목별 가격 등락에 차이가 큼을 알 수 있다.
김치지수 산출을 위한 가격 조사는 서울 등 전국 17개 지역의 전통시장 16곳, 대형마트 25곳을 대상으로 한다. 1일부터 20일까지의 가격을 평균해 지수를 산출하여, 매월 20일 이후 첫 금요일에 발표한다. 이달에는 김장철을 앞두고 있어서 특별히 5일 가격으로 김치지수를 따로 산출했다.
올해 김치지수의 흐름를 보면, 3~7월까지는 80안팎이었다가 8월에 92.5로 상승하고, 추석이 있던 9월에는 100.7까지 상승했다. 그러다가 10월엔 다시 92.로, 11월5일엔 85.9로 떨어졌다. 모두 100을 크게 밑돌아 2009~2013년에 견줘 김치 담그는 비용이 많이 줄어있음을 알 수 있다.
가계가 지출하는 모든 재화와 서비스 등의 가격을 반영해 산출하는 소비자물가지수는 2009~2013년 평균이 103.02이고, 올해 10월 지수가 109.05다. 소비자물가는 5.86% 오르는 사이, 김치지수는 14.1% 떨어졌다. 유통공사 관계자는 “과거에 견줘 김치를 담그는 비용이 크게 줄어 소비자들에겐 희소식일 수 있지만, 농민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정남구 기자 jej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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