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둘째 줄 왼째 넷째) 등 각국 정상들이 15일 오후(현지시각) 오스트레일리아 브리즈번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마친 뒤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브리즈번/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공산품 수출 늘고 농축수산 타격 클 듯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오스트레일리아(호주) 브리즈번을 방문 중인 박근혜 대통령이 15일 존 키 뉴질랜드 총리와 공동 기자회견을 열어 5년5개월 만에 한-뉴질랜드 자유무역협정(FTA) 타결을 공식 선언했다. 뉴질랜드와의 교역 규모는 28억8000만달러로 수출에서는 44위, 수입에서는 41위의 비중이지만 농수산 분야와 낙농제품 분야 경쟁력이 커서 국내 산업에 피해가 예상된다. 다만 1인당 국민소득이 4만달러 이상으로 높고 공산품 수입 의존도가 큰 특성을 지니고 있어서 이 분야 시장 개방은 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14번째 협정 타결을 이루어 모두 52개국과 자유무역협정을 맺게 됐다. 두 나라는 협정 문안 작성까지 완료한 상태로, 올해 안에 가서명과 내년 초 정식 서명을 처리할 계획이다.
두 나라의 상품 양허는 우리나라는 1만2000여개 품목수 기준으로 76.5%(수입액 기준 48.3%)를 즉시 관세 철폐하며 7년 내에 90.9%, 15년 내에 97.5%, 15~20년 내에 98.1% 품목의 관세를 철폐한다. 국내 업계에서 시장 개방에 대한 반발이 큰 쇠고기는 15년 내, 조제분유가 17년 내 관세 철폐 대상으로 타결됐다. 뉴질랜드의 최대 수출품인 탈전지분유는 저율관세할당(TRQ) 품목으로 묶어 일정량 이상은 관세 감축이 없도록 했다.
워킹홀리데이 연간 허용인원은 1800명에서 3000명으로 확대했으며, 연간 200명의 일시고용입국 허용 등을 확보해 뉴질랜드 인력 진출 기회를 넓혔다. 일시고용입국이란 영구 거주 의도 없이 숙련노동자 등이 고용계약에 근거해 입국하는 것을 허용하는 것이다. 한국어 강사, 태권도 강사, 한의사 등 10개 직업군에 인정됐다. 개성공단 제품의 한국산 인정 문제는 앞으로 역외가공지역위원회를 설립해 논의하기로 했으나, 북한 제재로 사실상 원산지 인정이 가로막힌 한-미나 한-유럽연합(EU) 협정 전례를 생각하면 실효성은 낮아 보인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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