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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일본·유럽 이어 중국도 ‘돈 풀기’…‘환율 전쟁’ 가열 우려

등록 2014-11-23 19:46수정 2014-11-23 20:08

중국 기준금리 인하 파장
한국 기업, 대중 수출엔 청신호
장기적으론 경쟁력 악화될 듯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환율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서울 명동 외환은행 본점에서 직원들이 환율 동향을 지켜보고 있다. 이종근 기자 root2@hani.co.kr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2년4개월 만에 전격적으로 기준금리를 내리자 한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미칠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중국이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의 ‘돈풀기’ 대열에 합류하면서, 환율전쟁이 불거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난 21일 대출금리와 예금금리를 각각 0.4%포인트, 0.25%포인트 낮춘 인민은행의 금리 인하 조처가 부진한 중국 경제에 일정 정도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왕쥔 중국 국제경제교류센터 연구원은 23일 <차이나 데일리>에 “기준금리 인하는 이전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와는 다른 직접적인 처방”이라며 “이번 조처는 자금 마련에 곤란을 겪고 있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안정적 성장과 일자리 창출 등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당국이 경제 성장을 떠받치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점도 시장에 심리적 안정감을 줄 것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마샤오핑 홍콩상하이은행(HSBC) 분석가는 “이번 금리 인하는 침체된 중국 부동산 시장에 직접적이고 긍정적인 신호를 줄 것”이라며 “예상보다 이른 조처는 중국 당국이 성장률이 하락하는 것을 방관하지 않겠다는 강한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국내총생산의 20%가량에 해당하는 부동산 시장은 공급 과잉 탓에 지속적으로 추락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중국 70개 도시 가운데 68곳의 부동산 가격이 하락했다. 이 때문에 주요 국제 금융기관들은 올해 중국 경제성장률이 목표치인 7.5% 언저리에 한참 못 미치는 7%대 초반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을 잇따라 내놨다.

하지만 이번 금리 인하에 대한 우려 섞인 반응도 적지 않다. 베이징의 한 경제 전문가는 “지금 중국 경제 침체의 원인은 시장과 동떨어진 생산 과잉과 재고 증가, 부동산 경기 냉각”이라며 “근본 원인을 해결하지 않은 채 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는 것만으로 경기가 회복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미 상당한 부실대출을 안고 있는 시중은행들이 대출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설지도 의문이다.

마크 윌리엄스 런던 캐피털이코노믹스 아시아 선임연구원은 “이번 조처의 최대 수혜자는 초대형 국유기업”이라고 말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리커창 총리는 취임 뒤 지속적으로 경제 구조조정과 시장 중심의 개혁을 외치며 방만한 국유기업 개혁 작업을 강조해 온 바 있다. 하지만 이번 조처는 다시금 ‘대마불사론’을 확산시켜 개혁의 장애물이 될 수 있다.

중국의 금리 인하는 한국 경제에도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학균 케이디비(KDB)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한국의 대중 수출이 늘어나는 효과는 있을 것”이라면서도 “아직 중국 경기가 반등할지 불확실한데다 중국 기업들의 경쟁력이 높아져 한국 기업들의 수혜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장기적으로는 중국의 금리 인하가 유럽중앙은행·일본은행의 통화공급 확대 정책과 함께 이뤄져 한국의 대외 수출 경쟁력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일본은행은 지난달 말 1년간 장기국채 규모를 50조엔에서 80조엔(755조원)으로 확대하기로 했고, 유럽중앙은행의 마리오 드라기 총재 역시 21일 1조유로(1350조원) 규모의 통화를 풀겠다고 시사했다. 한 중국 경제 전문가는 “미국을 뺀 일본, 유럽, 중국 등이 일제히 경기를 부양하려고 돈을 풀면 환율 흐름을 왜곡시킬 수 있다”며 “한국 수출기업으로서는 기존 엔 약세 현상에 위안화까지 평가절하하면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성연철 특파원, 세종/김소연 기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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