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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박 대통령 “유가 하락 반영해 공공요금 인하”는 ‘립서비스’?

등록 2014-12-16 20:31수정 2014-12-17 09:15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박근혜 대통령이 7일 청와대에서 열린 새누리당 지도부 및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오찬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유가 절감분 즉각 반영” 지시
‘공수표’ 그칠 가능성 커
전기요금 그동안 유가 반영 안돼
가스요금도 연동제 유보 잦아
산업부 “즉각 인하 말하기 어려워”
버스업계도 대부분 적자 상황
“유가 오르면 그만큼 올릴 거냐”
국토부도 교통요금 인하 고개 저어
국제유가가 반토막이 나면서 박근혜 대통령이 공공요금 인하 여력을 살필 것을 언급했지만 전기·가스·대중교통 등 공공요금이 지금껏 원가 등 시장 요인보다는 산업계 지원이나 물가 요인 등에 왜곡됐던 역사가 길어서 실질적으로 립서비스(구두선)에 그칠 공산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산 서부텍사스유(WTI)에 이어 우리가 주로 도입하는 두바이유도 15일 50달러대로 무너지는 등 국제유가의 가파른 급락은 당분간 이어질 추세다.

16일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 등의 말을 종합하면, 정부 부처와 관련 업계는 공공요금의 ‘즉각적인 인하 여력’에 대해서 부정적이거나 적극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국제가격의 하락폭이 국내에 반영되는 데 시차가 있는데다, 공공요금이 지난 정권 시절 유가와 물가 급등기에 출혈을 감수해 손실이 누적돼 있는 등 저마다 사정이 있는 탓이다. 게다가 공공요금 원가 요인에는 유가뿐 아니라 환율과 세수 문제 등도 뒤얽혀 있다. 박 대통령은 전날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에서 “국제유가 하락이 국내 휘발유가 등에 적시에 반영되는지 모니터링하고, 전기·가스 등 공공요금도 유가 절감분을 요금에 즉각 반영토록 해서 서민 가계의 주름살이 펴질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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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 등의 자료를 종합하면, 2008년 이래 금융위기 등을 거치며 국제유가는 140달러대에서 30달러대까지 급등락을 거듭했으나 국내 전기요금엔 이런 급등락이 탄력적으로 반영되지 않는 경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유가 급락기에 요금을 내리는 일도 없었지만 고유가·고환율 당시에 요금을 대폭 인상하지도 않았다는 얘기다. 국민들이 체감하기 쉬운 주택용 전기요금은 2008년 이래 7년 동안 11.9% 올랐다. 같은 기간에 산업용 전기의 요금을 올리면서 전기요금 전체 수준은 41.6% 올랐지만, 산업용 전기 가격은 국제가격 대비 여전히 싼 편이다. 현재 전기요금은 한국전력공사가 산업부에 인가를 신청하면 관련 세수 문제를 다루는 기획재정부 협의 등을 거쳐 결정된다. 가스요금은 규정상 두달 간격으로 원료비 변화에 가격이 연동하게 돼 있으나 2008년 3월~2013년 1월 서민경제 안정 취지에 따라 연동제가 유보되는 일이 잦았다. 이에 따라 원가 손실 문제로 발생한 미수금이 11월 말 현재 4조4200억원 쌓여 있다. 이 손실을 현행 계획대로 2017년까지 메우려면 앞으로 가스요금은 인상요인보다 더 올리거나 인하요인이 있어도 덜 내려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가 급락하면 천연가스 가격이 연동해 떨어지고, 이는 도시가스나 전기 요금에 순차적으로 영향을 미치게 되는 만큼 인하 여력 여부를 상시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면서도 “전기요금은 내년도에 세금 인상과 온실가스 배출권 거래제 시행에 따른 비용 부담이 있고, 가스요금은 장기공급 계약구조상 12월 가격이 내년 2월에나 반영되는 등 시차가 있어 즉각적인 인하 여부를 섣불리 말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국토부도 대중교통요금 인하 여력에 대해서 고개를 젓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버스요금 대부분이 원가에도 못 미치고, 각 지역에서 버스 요금을 오히려 올려달라고 한다”며 “경기도의 광역버스는 1년에 1400억원 적자”라고 말했다. 그는 또 “대중교통 요금은 그동안 유가에 탄력적이지 않았다”며 “앞으로 유가가 오르면 그만큼 올려줄 것도 아니고, 과거에 유가가 오를 때도 올리기는 했지만 최대한 늦추기도 하고 신중하게 했다”고 말했다. 국토부는 다만 항공요금은 유가가 오를 때 도입한 유류할증료 문제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15일 배럴당 59.56달러로 2009년 5월26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국산 서부텍사스유 1월 인도분 가격은 같은날 배럴당 55.91달러에 거래돼 50달러 중반까지 주저앉았다.

정세라 기자, 세종/김규원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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