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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워크아웃 앞두고…금감원 국장 접촉 직후 청와대 ‘김 실장’과도 약속

등록 2015-04-16 20:41수정 2015-04-16 22:32

성완종 경남기업 살리려 로비 벌였나
경남기업 워크아웃 전후 성완종 회장의 주요 관계자 접촉 기록 (※클릭하면 확대됩니다.)
경남기업이 2013년 세번째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가던 때를 전후해 성완종 전 회장이 김기춘 당시 청와대 비서실장과 금융권 주요 인사들을 집중적으로 만난 정황이 드러났다. 당시 만남이 경남기업 회생을 위한 로비의 일환이었는지, 그에 따라 정관계 유력 인사들이 채권단에 압력을 넣었는지 의혹이 커지고 있다.

■ 금융권 인사 만날 때 ‘김 실장’도 만나

<중앙일보>와 <제이티비시>(JTBC)가 공개한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에는 2013년 9월3일 김진수 전 금융감독원 기업금융개선국장(올해 1월 퇴직)을 국회 의원회관에서 만났다고 기록돼 있다. 당시 김 국장은 금감원에서 기업구조조정을 담당하고 있었다. 성 전 회장은 같은날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과 함께 저녁식사를 했다고도 적었다.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엔 이어 9월4일과 5일 ‘김 실장’을 만났다고 표시돼 있다. 13일엔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을 만난 것으로 돼 있다.

금융권에선 성 전 회장이 당시 금융권 주요 인사를 상대로 적극적인 로비에 나섰다는 증언이 적지 않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금융공기업 고위 임원은 “국회 정무위원회 현역 의원이어서 성 전 회장이 만나자고 하면 거절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4대 금융그룹의 한 고위 임원은 “워크아웃 신청을 하면 경영권을 채권단에 사실상 넘겨줘야 한다. 금융권에 차입금 상환 연장 등의 요청을 위해 정관계 인사를 만난 게 아닐까 싶다”고 말했다.

성 전 회장이 만났다고 기록한 당사자들은 로비를 부인한다. 이팔성 전 회장은 “오래된 일이라 기억이 잘 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용환 전 수출입은행장은 “만난 기억은 있으나 13일은 아니다”라며 “대화도 (경남) 기업 이야기는 없었고 주로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고 말했다. 김 전 실장은 9월4일과 5일 성 전 회장을 만났느냐는 <한겨레>의 질문에 “기억이 명확하지 않다. 이틀을 연달아 만났을 것 같지는 않다”고 말했다.

“당시 성회장 정무위 의원이어서
만나자고 하면 거절 못해”
워크아웃 피하기 위한 로비 관측

한달여 뒤 워크아웃 들어갔지만
대주주 지분 무상감자 않기로 합의

■ 워크아웃 이후 로비는 성공?

경남기업은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10월29일 결국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했다. 성 전 회장의 다이어리엔 워크아웃 개시(10월31일) 6일 뒤인 11월6일 ‘김 실장’과 서울의 한 한정식집에서 저녁식사를 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성 전 회장이 워크아웃 개시 뒤 정책 결정권자에게 청탁을 했다면 내용은 크게 달라졌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워크아웃이 개시된 만큼 최대한 기존 경영진의 이해를 반영하는 정상화 방안 수립을 요구했을 가능성이 크다. 통상 워크아웃이 개시되더라도 기존 경영진 혹은 대주주와 채권단 간의 힘겨루기는 지속되고, 정상적 합의가 되지 않으면 금융당국이 조율에 나선다.

실제 경영정상화 방안이 확정된 이듬해 2월초까지 채권단 논의는 순탄하지 않았다. 그런데, 2014년 2월 확정된 정상화 방안을 보면, 대주주 우선매수권이 인정됐고, 대주주 지분 무상감자는 하지 않기로 채권단이 최종 합의를 했다. 핵심 쟁점 가운데 2개가 성 전 회장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정됐는데, 특히 대주주 지분을 무상감자하지 않기로 한 것은 통상적인 워크아웃에서는 매우 보기 드문 채권단의 결정이다. 감사원은 지난 1월 금융감독원에 대한 감사 과정에서 채권단의 경남기업 정상화 방안 수립 과정에 금감원이 월권을 행사한 것으로 보고, 이를 검찰에 통보했다.

김 전 실장은 11월6일 만남에 대해 “성 전 회장을 포함한 충청지역 국회의원 5명과 함께 저녁을 먹었고 내가 직접 밥값을 냈다”고 말했다.

세종/김경락 기자, 김정필 기자 sp9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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