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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포스코 ‘4조 2교대’ 중단…‘4조 3교대’ 돌아가나

등록 2015-05-12 20:29수정 2015-05-13 10:04

포항제철소 2고로가 95일 동안의 3차 개수를 마치고 12일 국내 최초로 4대기 조업에 들어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고로에 화입하고 있다. 2고로는 지난 1976년 5월 가동된 이래 두 차례의 개수를 거치며 38년 동안 6900만 톤의 쇳물을 생산했다. 포스코 제공
포항제철소 2고로가 95일 동안의 3차 개수를 마치고 12일 국내 최초로 4대기 조업에 들어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2고로에 화입하고 있다. 2고로는 지난 1976년 5월 가동된 이래 두 차례의 개수를 거치며 38년 동안 6900만 톤의 쇳물을 생산했다. 포스코 제공
시행 4년 안 돼
“피로도 높고 업무 연속성 저하”
신 4조2교대·4조3교대 중 택일
“조직 기강 강화 차원” 해석도
포스코가 전면 시행한 지 4년도 되지 않은 ‘4조2교대’ 근무 형태 운영을 사실상 중단하기로 했다. 향후 4조3교대로 복귀하거나, 새로운 4조2교대를 도입할 예정이다.

12일 포스코는 “포항·광양제철소에서 근무제도를 바꾸기 위해 지난해 9월 노사 합동 태스크포스팀을 꾸려 논의를 진행한 결과 ‘신 4조2교대’와 ‘4조3교대 원상회복’ 두 가지 개선안이 나왔다”며 “16일부터 넉달 동안 차례로 ‘신 4조2교대’와 ‘4조3교대’를 시범 실시한 뒤 9월초 직원들이 투표로 근무 형태를 최종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신 4조2교대는 하루 12시간씩 이틀 동안 일하고 이틀을 쉬는 형태이며, 4조3교대는 하루 동안 세 조가 8시간씩 교대로 일하고 나머지 한 조는 쉬는 방식이다. 4조3교대로 돌아갈 경우 연간 총노동시간은 같지만 휴무일은 현재 190.5일에서 111일로 크게 줄어든다. 4조2교대로 바뀌기 전 4조3교대였을 때 연간 휴무일은 103일이었다.

앞서 포스코 포항·광양제철소는 2011년 10월에 20년 동안 이어왔던 4조3교대를 4조2교대로 전환했다. 하루 근무시간은 8시간에서 12시간으로 늘어나지만 휴무일이 80일 이상 늘어나는 큰 변화였다. 직원들은 여가나 학습에 투자할 시간이 많아지고 회사로서는 잦은 근무 교대로 인한 생산성 저하를 줄이는 장점이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4조2교대를 중단하는 이유에 대해 포스코는 “나흘 동안 쉬면서 업무 연속성이 떨어지고, 직원들의 학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데다 제철소 고유의 근무기강과 안전의식이 점차 약화된다는 우려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포스코 현장 직원들은 교대제 변경에 반대하는 여론이 높은 분위기다. 기존 4조2교대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기 때문이다. 휴가자가 있거나 갑작스럽게 결원이 발생해 대체근무를 한다 하더라도 휴무일이 많아 부담이 적다는 것이다.

정준양 전 회장 재임 시절인 2009년에 4조2교대 전환 얘기가 처음 논의될 당시에는 “하루 12시간 근무는 무리”라며 내부 반발이 컸다. 당시 회사는 노사 합동 연구반을 구성하고 국내외 사례를 분석해 여러 차례 설명회를 여는 등 제도 도입에 심혈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안착한 4조2교대를 손질하는 건 정준양 전 회장의 ‘흔적 지우기’ 차원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오준 회장이 새 사령탑으로 낙점되면서 일종의 인수위 같은 조직이 생겼는데 여기서 꼭 없애야 할 제도로 4조2교대를 꼽았다”고 전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직원은 “직원을 우선 생각한다면 안착한 근무제도를 쉽게 바꾸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포스코의 이번 결정에는 경북 포항과 전남 광양 지역 상인들의 지속적인 민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직원들이 하루 12시간 일하게 되면서 쇼핑을 하거나 술을 마실 시간이 줄어들고, 긴 휴무일 동안 외국 등으로 여행을 떠나 지역 상권이 위축되고 있다는 불만이 나온다. 실제 4조2교대 이후 회식문화가 줄었다는 평가가 있었다. 그러나 익명을 요청한 금융권 관계자는 “포스코 직원들이 지갑을 열지 않는 이유는 교대제 탓이 아니라, 포스코가 한창 잘나갈 때와 달리 지금은 구조조정이 격화하는 분위기라서 미래를 우려해 돈을 쓰지 않는 것”이라고 짚었다.

포스코의 근무 형태가 바뀌면, 4조2교대를 시행중인 포스코 계열사와 협력업체 직원에게도 큰 영향이 미칠 것으로 보인다. 4조2교대를 운영하는 포스코 계열사 관계자는 “포스코와 함께 일을 하는 경우가 많으니 (그쪽 변화에 따라) 근무 형태가 달라질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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