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현재 매각계획 없다” 밝혀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관심
이 부회장 출국 이례적 보도자료
향후 지배구조 개편 과정서 관심
이 부회장 출국 이례적 보도자료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제일기획 사장 등 삼성 삼남매가 보유한 삼성에스디에스(SDS) 주식의 보호예수 기간이 13일로 끝났다. 지난해 11월14일 상장한 지 6개월 만인 14일부터 삼성 삼남매도 보유 주식을 시장에 내다 팔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라 현재 승계 작업이 진행중인 삼성그룹에서 이들의 삼성에스디에스 주식이 어떻게 움직일지 관심이 쏠린다.
13일 현재 삼성은 “매각할 계획이 없다”는 태도다. 아직 지배구조 전환에 대한 윤곽이 그려지지 않았고, 당장 증여세를 납부해야 할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대주주 지분 매각 필요성이 없다는 것이다. 게다가 국회에서 불법적 주식 헐값 인수로 얻게 되는 상장차익을 내놓도록 하는 ‘불법이익 환수법’(이학수법)이 지난 2월에 발의된 상황이라, 삼성에스디에스 주식을 내다 팔 경우 당장 논란에 휩싸일 우려도 있다.
지난해 말 삼성은 “(대주주 주식) 일부를 향후 팔 수 있다”고 밝히기는 했지만, 당시 주가가 공모가(19만원)의 갑절도 넘는 42만9500원까지 치솟으며 논란이 커지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목적이 컸다. 이후 주가는 삼성에스디에스 1분기 실적 악화와 겹쳐 내리막길을 걸었고, 보호예수 해제 하루 전인 이날 26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시장에선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지주회사 전환, 삼성전자·삼성에스디에스 합병 등 여러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면서도 “지주회사로 전환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밝혔다. 내부 검토 결과 지주회사로 전환하면 자회사와 손자회사 주식 의무보유 조항으로 소요될 비용이 너무 커 실익이 낮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히려 이달 ‘사업구조재편 특별 지원법’(일명 원샷법)이 발의돼 하반기에 통과될 경우 기업간 합병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삼성도 이를 통해 지배구조 개편을 꾀할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김영준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하반기에 사업구조재편 특별 지원법이나 중간금융지주 관련 공정거래법 개정 등을 지켜봐야 하는 상황이어서 아직 삼성의 지배구조 계획이 구체적으로 드러난 것이 없다”며 “향후 승계 구도에 따른 계열사간 정리 모습이 드러나면 삼성에스디에스의 대주주 지분도 상속세나 삼성전자와의 합병 등 사업구조 전환 목적에 쓰이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배구조 관련 윤곽은 빠르면 올해 하반기나 늦어도 내년 하반기에 나타나 현 정부에서 확실한 모양새를 갖출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다.
한편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이 지난 12일 이탈리아로 출국한 사실을 이례적으로 보도자료를 내어 알렸다. 삼성 미래전략실은 “앞으로 이 부회장의 출국에 대해 만날 상대가 꺼리지 않는 이상 공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이재용 부회장의 최고경영자 이미지 관리”라는 해석과 함께 삼성에스디에스 보호예수 해제 시점에 이뤄진 이 부회장의 출국이 공교롭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정훈 기자 ljh924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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