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0.1% 대기업에 국내 직장인 24% 근무” 이의제기
‘9988’은 틀리고, ‘9976’이 맞다?
‘9988’은 국내 사업체 수 중에서 중소기업의 비중이 99%를 넘고, 종업원수 비중은 88%에 달한다는 뜻으로, 중소기업이 한국경제의 비중을 나타낼 때 흔히 사용되는 말이다. 하지만 전국경제인연합회가 ‘9988’은 잘못된 수치고, ‘9976’(중소기업의 비중은 99%이고, 종사자수 비중은 76%라는 뜻)이 맞다는 새로운 주장을 내놨다.
전경련은 18일 발표한 ‘우리나라 기업 생태계 분석’ 보고서에서 2013년 기준으로 국내 영리기업 537만7천개 중에서 중소기업은 537만3천개(99.9%)이고 대기업은 4375개(0.1%)로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비중이 99대 1이지만, 종사자 수(전체 1784만6천명)에서 중소기업은 1359만5천명(76.2%)이고 대기업은 425만1천명(23.8%)로 상대적 비중은 76대 24라고 밝혔다. 대기업은 통상 종업원 300명 이상이나, 일부 업종은 차이가 있다.
이는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내놓은 ‘2014 중소기업 위상 지표’에서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중소기업 수는 전체 사업체의 99.9%(335만1천개)이고, 종사자수는 87.7%(1305만9천명)를 차지한다고 밝힌 것과 비교하면, 사업체수 비중은 같지만 종사자수 비중은 큰 차이가 난다.
이런 차이는 두 기관의 통계작성 기준이 다른 데서 비롯한다. 예를 들어 직원이 5400명인 스타벅스코리아의 경우 중소기업중앙회는 559개 지점을 모두 중소기업으로 분류했으나, 전경련은 하나의 대기업으로 보고 분석했다. 전경련의 이철행 고용복지팀장은 "스타벅스코리아의 지점들은 100% 직영점 형태이기 때문에, 중소기업중앙회의 분석 방법보다 전경련의 방법이 더 정확하다”고 설명했다.
두 기관의 분석 차이는 보다 근본적으로는 통계청의 원자료 차이에서 기인한다. 통계청은 그동안 지역별 사업장을 기준으로 하는 사업체 통계를 발표하다가, 2년 전부터 사업장 대신 기업체를 기준으로 하는 ‘기업생멸행정통계’도 병행 발표하기 시작했다. 일 예로 전국 10개 공장에서, 공장 한곳당 250명씩 모두 2500명이 일하는 대기업이 있다고 가정하면, 사업체 기준으로는 10개의 중소기업이 있는 것으로 보고 분석하지만, 기업체 기준으로는 1개의 대기업으로 보고 분석한다.
한편 2013년 중 대기업 수는 전년보다 303개(7.4%) 늘어나면서 종사자 수도 8%(31만4천명) 늘었다. 반면 중소기업 수는 2008개(0.04%)가 줄었고, 종사자 수는 2.9%(38만6천명) 늘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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