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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수출·수입 이어 국내 소비·유통까지…유로화 약세 여파 심상찮다

등록 2015-05-21 20:27수정 2015-05-21 22:02

유로화 올들어 8.7% 하락
원-달러·원-엔 비해 두드러져
유럽 수출 연초 대비 21.1% ‘뚝’
직구·여행 등 유럽쪽으로 ‘쏠림’
유통업체들은 가격인하로 ‘손짓’
세계 각국이 경기침체에서 먼저 벗어나려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이른바 ‘글로벌 통화전쟁’이 가열되면서 최근 몇해 동안 달러 약세, 엔화 약세가 우리 경제의 대외 충격 변수로 떠올랐다. 이 와중에 중단없이 이어지고 있는 또다른 국제통화 ‘유로’의 약세 여파가 수출·수입뿐 아니라 점차 국내 유통·소비까지 퍼지고 있다. 급격한 원-유로화 환율 변동은 없었으나 유로화 가치가 줄기차게 떨어지면서 가랑비에 옷 젖듯 파급 폭과 깊이가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근 6개월 원-유로화 재정환율 추이
최근 6개월 원-유로화 재정환율 추이
21일 서울외환시장에서 1유로는 1215.07원(최초 고시 기준)이다. 지난달 24일 1159.96원까지 떨어졌다가 근래 50원 이상 반짝 상승(원화 가치 하락)했으나, 지난 18일 이후 하락세로 돌아서며 최근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하지만 올해 1월2일(1330.20원)과 견주면 115.13원(8.7%)이나 떨어졌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이 0.4%(1099.20원→1095.20원), 원-엔(100엔당) 환율이 1.5%(917.30원→903.37원) 떨어진 데 견줘 유로화 가치 하락폭은 매우 크다.

상대적으로 원화 가치가 상승하면서 유럽으로 향하는 수출이 전면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관세청 집계를 보면, 올 1분기 한국의 유럽연합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1.1% 감소했다. 지속되고 있는 유럽의 경기부진에다 ‘통화 효과’가 크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수출액에서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을 비롯한 유럽연합(EU)이 차지하는 비중은 9%에 이른다. 중국(25.4%), 미국(12.3%)에 이어 세번째 수출지역이다. 일본(5.6%)보다 높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 3월 “우리 총수출에서 유럽이 일본보다 많기 때문에 유로화 환율 변동이 엔화 못지않게 수출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를 내놓은 바 있다. 최근 현대경제연구원도 보고서를 통해 “유럽중앙은행의 양적완화로 유로화 대비 원화의 (수출시장)경쟁력이 약화되고 있다. 유럽 쪽에 수출하는 기업들은 심각한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내수 영역에 파급되고 있는 영향은 외견상으론 아직 국지적이고 조용한 듯하다. 표면적으로 유로 약세에 한발 먼저 움직이는 쪽은 업계보다는 개별 소비자들이다. 해외직구 배송대행업체인 몰테일에 따르면, 올 1월1일부터 4월22일까지 전체 배송대행건수(50만6000건)가 전년 대비 14% 증가했는데 유럽지역으로 몰리는 현상이 확연하다. 이 기간 동안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미국 7.7%, 중국 22%, 일본 58% 증가한 반면, 독일은 무려 122% 증가했다. 유로 약세 기회를 활용한 유럽 쪽 여행 수요는 늘고 있다. 하나투어에 따르면, 오는 6월 및 7월 유럽여행 예약자(21일 기준 집계)는 각각 9500명(전년 대비 22.8% 증가), 7800명(48.3% 증가)이다.

유로 약세가 뚜렷한 추세로 굳어지자 유통업계에서도 이제 유럽제품 판매가격 인하에 나서는 등 가격정책 변화가 여기저기서 감지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 따르면, 샤넬은 판매가격을 11~23% 내렸고 시계 브랜드 태그호이어도 최대 27% 가격을 인하했다. 다만 롯데하이마트 양동철 팀장은 “밀레·일렉트로룩스·필립스 등 유럽산 고급제품을 수입·판매하고 있으나 브랜드는 유럽이어도 공장은 대부분 아시아에 있고 결제통화를 달러화로 하고 있어서 유로화 영향은 크지 않다”고 말했다.

유로 약세는 유럽차가 주도하는 국내 수입차 시장에도 가격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르노삼성은 이달부터 스페인에서 생산하는 QM3 가격을 80만원 내렸다. 르노삼성 쪽은 “최근 유로화 약세를 반영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3월 폴크스바겐은 티구안 2.0 TDI 블루모션을 무이자 할부로 팔았고, 아우디도 기존 6천만원 중반이던 A6 3.0 TDI를 5천만원 초반대로 내려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섰다.

홍석재 김미영 박현정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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