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은 오는 9일부터 ‘전지은행권’(사진) 10만세트를 판매한다고 3일 밝혔다. 전지은행권은 실제 지폐 수십장을 커다란 종이 한 장에 찍어, 낱장으로 자르지않고 판매하는 ‘연결형 화폐’의 일종이다.
이번 전지은행권은 1천원짜리 45장을 가로 5장, 세로 9장의 모양으로 한장에 찍어낸 것이다. 전지은행권 형태로도 4만5천원 가치의 실제 화폐와 같은 기능을 하고, 낱개로 자르더라도 일반 1천원짜리 지폐처럼 거래에 쓰일 수 있다. 대개는 수집 용도로 쓰인다.
한은은 2001년 이후 연결형 화폐를 모두 여덟차례 발행한 적이 있다. 일곱 차례는 1천원, 5천원, 1만원권을 2~4장 정도 이어붙인 경우였고, 이번처럼 전지은행권을 발행한 것은 2005년 한차례 뿐이었다. 당시 1천원권 화폐 40장짜리 전지은행권을 5만2300원에 팔았는데, 발매 첫날 판매대행 업체의 누리집이 마비될 만큼 인기를 끌었다. 당시 발매된 7만세트는 완판됐다. 지금과 도안이 다른 옛 1천원권인 데다가 일련번호가 ‘가가가’, ‘가가다’ 등으로 특이하게 시작되는 경우, 희소성을 인정받아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2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한은 창립(6월12일) 65주년 기념으로 발행하는 이번 전지은행권의 가격은 5만9500원으로 정해졌다. 서울 중구 남대문로에 있는 한은 화폐박물관에서 방문 구매할 수 있고, 판매대행업체 누리집(seowonbok.co.kr)에서 온라인으로도 구매할 수 있다.
홍석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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