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은 총재 “여름휴가는 가급적 국내에서”

“외국관광객 줄어 GDP 하락 우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22일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여파에 따른 외국인 관광객 감소가 올해 국내총생산(GDP)을 0.1%포인트가량 끌어내릴 것으로 보인다”며 올 여름 휴가를 될 수 있으면 국내에서 보내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이날 열린 경제동향 간담회 모두 발언에서 “지난 6월에만 외국인 관광객이 53%나 줄었다. 메르스 사태가 실질적으로 종식됐지만, 경제적 영향은 7~8월에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이 총재는 메르스 여파와 관련해 “국내에서 외국인 관광객의 소비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 남짓으로, 메르스에 따른 관광객 감소로 성장률이 0.1%포인트가 낮아지는 것은 상당히 큰 것”이라며 “정부와 한국은행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민간기업도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라고 적극 권장하는데 지금 시점에서 필요한 일이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한은은 지난 9일 전년 대비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2.8%로 낮추었다. 당시 한은은 예상치 못한 메르스 여파로 국내총생산이 0.3%포인트 하락해 정부의 추가경정예산에 따른 성장률 증가 기대치(0.3%포인트)를 고스란히 상쇄시킬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이 총재는 “내수를 살리려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노력도 필요하지만, 우리 국민도 국내에서 휴가를 보내면 국내 산업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경제동향 간담회에는 강두용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윤창현 서울시립대 교수,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등이 참가해 가계 부채 문제와 미국 금리 정상화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한은은 참석자들이 “가계부채 총량 관리뿐 아니라 자영업자, 다중채무자 등 취약 부문에 대한 미시적 관리가 필요하고, 저금리 환경에서 출시된 여러 금융상품이 미국 금리 인상이나 중국 증시 변동성이 확대되면 위험에 노출될 우려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고 밝혔다.

홍석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