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금액수 안밝혀…추가 손실 우려
대우조선해양이 잔금을 받지 못한 7034억원 규모의 드릴십(해상에서 원유를 생산하는 특수선) 1척에 대한 수주 계약을 해지했다. 올해 상반기 3조원대 적자에 이어 추가 손실이 우려된다.
대우조선해양은 19일 “미주지역 선주가 잔금 지급을 한 차례 미뤘음에도 또다시 비용을 지급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해 우리 쪽에서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며 “받지 못한 잔금 액수는 계약 사항이라 밝히기 어렵다”고 밝혔다. 해당 드릴십은 2013년 공사 계약이 체결돼 올해 말 건조를 완료해 선주에 넘겨질 예정이었다. 계약은 건조 초기 대금을 적게 주고 인도할 무렵에 한꺼번에 값을 치르는 ‘헤비테일’ 방식인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대우조선해양이 받지 못한 금액은 최소 계약금의 절반(3500억원) 이상일 것으로 추정된다. 받지 못하게 된 돈은 올해 6월까지 누적된 손실 규모엔 포함돼 있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다른 선주에 배를 매각해 잔금을 회수할 계획”이라며 “받지 못한 잔금을 재무제표에 어떻게 반영할지는 회계법인과 논의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드릴십 수요 부진이 장기화하고 있어 매각이 되지 않거나 지연될 경우 관리비용 등 추가 손실이 불가피하다. 대우조선해양은 올해 상반기 회계법인의 감사에서 기업 존속 능력에 불확실성이 있다는 의견을 받았다. 이 회사가 앞으로 사업 활동을 이어가는 데 중대한 문제가 생길 수 있어 투자자들이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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