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당 1150원…7360억원 계획
지난 2년간 500원·90원보다 급증
“매각대금 부채 감축에 집중해야”
한전 “잠정적…결정된 사안 아니다”
지난 2년간 500원·90원보다 급증
“매각대금 부채 감축에 집중해야”
한전 “잠정적…결정된 사안 아니다”
한국전력공사(한전)이 서울 삼성동 본사 터 매각대금 가운데 7360억원을 주주 배당에 사용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터 매각의 목적이었던 부채 상환에는 전체 매각대금의 절반 가량만 쓰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28일 새누리당 장윤석 의원이 한전에서 제출 받은 ‘본사 매각대금 연도별 사용 계획’을 보면, 현대차 컨소시엄으로부터 2015년까지 받기로 한 낙찰가 10조5500억원 가운데 7360억원을 2016년 주주 배당에 사용한다고 돼 있다. 해당 문서에 따르면 배당 예산 7360억원은 1주당 배당금 1150원을 가정해 산출했으며, 정부와 협의 뒤 2016년 주주총회에서 의결할 예정이다.
한전은 2014년과 2013년 각각 1주당 500원, 90원을 배당했다. 1주당 1150원 배당은 과거에 견줘 월등히 높은 금액이다. 이 회사의 주요 주주(2014년말 기준)는 한국산업은행(29.94%), 정부(21.17%) 등이다. 전체 주주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8.8%이다. 매각대금 사용 계획은 지난해 본사 터 매각 직후 작성됐으며, 지금까지 수정된 적이 없다고 장윤석 의원실은 밝혔다.
한전은 매각대금 사용 계획에서 주주 배당을 본사 이전, 법인세 납부와 함께 필수 소요비로 분류했다. 이 외에도 에너지신산업, 경기활성화, 안전을 위한 전력설비 추가 등 투자 확대 예산에 3조415억원을 배분했다. 매각대금에서 필수 소요비와 투자 확대 예산을 빼고 남는 금액인 5조5176억원(52.3%)을 부채 상환에 쓴다는 것이다. 한전의 총 부채(6월말 기준)는 59조원에 달한다. 본사 터 입찰 결과를 발표할 당시, 한전은 매각대금을 모두 부채를 갚는 데 매사용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윤석 의원은“한전은 하루 이자만으로 32억원을 내고 있다. 매각대금을 배당에 사용할 것이 아니라, 부채를 줄이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경제개혁연대 채이배 회계사는“자산 매각으로 발생하는 일회성 이익은 보통 배당 재원으로 쓰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한전은 이런 지적에 대해 “2016년 배당 계획은 지난해 9월 본사 터 매각 당시 잠정 수립한 것으로, 아직 결정된 사안이 아니다”라며 “올해 실적을 확정한 뒤 대주주인 정부와 협의 및 주주총회를 거쳐 확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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