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5 서울모터쇼가 화려한 막을 올렸다. 모터쇼에 참가한 토요타 FCV. 고양/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2013년 서울모터쇼 ‘공식’ 관람객 숫자는 104만명이다.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전시회 지원·평가 업무를 위탁받은 한국전시산업진흥회가 내놓은 2013년 서울모터쇼 평가보고서에 표기된 관람객 숫자는 동일하다. <한겨레>가 입수한 2013년 서울모터쇼 수익계산서를 보면 입장료 수익은 37억원이었다. 당시 입장료는 일반인 1만원·초중고 학생 7천원이었다. 학생들만 방문했다고 가정해도 유료 관람객수는 50만명선에 그친다. 유의미한 관람객 숫자를 부풀려온 것이다.
올해로 개최 20주년을 맞이 한 서울모터쇼는 수입차 시장 확대 추세와 맞물려 외형적 성장을 거듭했지만, 자동차 산업 발전에 기여하는 장으로는 자리매김하지 못했다. 세계자동차산업연합회(OICA)에서 인증한 국내 유일의 국제모터쇼라는 대의명분, 이미 지어놓은 전시 공간을 채워주는 콘텐츠라는 측면 외에 서울모터쇼 자체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서울모터쇼의 경우, 모터쇼의 꽃으로 불리는 세계 최초 공개(월드 프리미어) 모델이 부족하다. 2015년 서울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차량은 6종에 불과했다. 이름을 밝히길 꺼린 한 자동차 업체 직원은 “서울모터쇼에 나온 월드 프리미어 차량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파급력이 적은 모델”이라며 “수입차들은 국내 시장에서 팔아야 할 주력 차종의 일부를 바꾼 모델을, 국내 업체는 내수용 주력 모델을 내세우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모터쇼는 업체끼리 계약을 체결하고 협상하는 비즈니스 현장이기도 하다. 외국 바이어의 눈길을 끌 만한 그 무엇이 필요하다는 의미이다. 차량용 연료전지나 타이어 업체 등 국외에서 열리는 국제 모터쇼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들은 비용 대비 효과를 따져, 서울모터쇼에 참여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한국자동차산업협회 등 주관 단체가 서울모터쇼를 자기 단체의 수익 사업으로 활용하면서 ‘한국 자동차 산업 발전’을 위해 모터쇼 참여를 독려하는 건 설득력이 떨어진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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