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나이와 스타트업 투자전문가 출신이라는 독특한 경력 때문에 대표 내정 소식이 알려진 직후부터 화제가 됐던 임지훈(35) 카카오 신임 대표가 두달여의 침묵을 깨고 지난 2일 모바일 글쓰기 플랫폼 ‘브런치’를 통해 ‘직접 소통’에 나섰다. 카카오의 투자회사였던 케이큐브벤처스 대표 시절에도 자신의 블로그와 페이스북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투자·경영 철학을 알려왔던 그가 카카오 대표로서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인 브런치를 새로운 채널로 선택한 것이다.
임 대표는 브런치(brunch.co.kr/@jimmyrim)에 2일 올린 ‘새로운 출발’이란 제목의 글에서 “카카오 대표이사로 선임된 지 벌써 한 달이 넘어간다”며 “그동안은 외부 소통을 끊고 내부에서 미팅을 하면서 생각을 정리했고 이제 조심스럽게 외부 소통을 해볼까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미’라는 영문 이름이 새겨진 자신의 새 명함도 공개했다.
임 대표는 지난 한 달여 동안 ‘텔 미’라는 이름의 ‘카카오 구성원 100명 만나기 프로젝트’를 진행했다고 밝힌 뒤 그 중 직원들이 건넨 ‘심금을 울리는 한 차원 높은 내용들’ 세 가지를 소개했다. 그가 꼽은 ‘직원들이 건넨 말’에는 “회사 구성원들에게 줄 수 있는 가장 큰 보상은 돈과 복지가 아니라 역량의 증대, 성공의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환경을 만들어달라”는 요구와 “업무에서, 가정에서 행복하신가요? 저는 엔지니어인데 다른 것 신경 안 쓰고 코딩만 잘하면 되나요?”와 같은 질문이 포함됐다. 또 “회사의 큰 방향성과 큰 정책도 중요하지만 회사 생활에서의 만족도 90% 이상은 내가 몸담고 있는 십수명의 작은 팀에서 나온다. 작은 팀들이 모두 잘 돌아갈 수 있게끔 신경 써달라”는 요청도 ‘심금을 울린 말’로 꼽았다.
임 대표의 글은 아직 정식 서비스를 하기 전인 브런치 플랫폼 안에서만 3일 만에 3천회 가까이 공유됐다. 그는 글을 올린 뒤에도 “일일이 답을 드리지 못하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는 댓글을 달아 앞으로 지속적으로 ‘직접 소통’에 나설 뜻을 밝혔다.
임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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