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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노벨 의학상’ 아시아인 공동수상자 투유유·오무라 특이한 이력 눈길

등록 2015-10-06 17:42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투유유(왼쪽)와 오무라 사토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한 투유유(왼쪽)와 오무라 사토시.
중-일 나란히 ‘노벨 생리의학상’ 배출
‘중국인 최초’ 투유유, 스펙 없이도 쾌거
스키선수·교사 경력 ‘늦깎이 학자’ 오무라
중국인 최초로 노벨 생리의학상을 받은 투유유(85) 중국 전통의학연구원 교수가 1600여년 전의 고대 중국 의학서에서 말라리아 치료제 개발이라는 착상을 얻어 관심을 모으고 있다.

투유유는 동진시대(317~420년) 당시 의학가였던 거훙의 <주후비급방>이란 책에서 “개똥쑥이 학질 치료에 효험이 있다”는 구절을 발견했다. 그는 여기에서 영감을 얻어 연구를 한 끝에 1971년 말라리아 치료제인 아르테미시닌을 개발했다. 거훙은 도교학자이자 명의로 <금궤약방> <신선전> 등의 도교, 의약 관련 서적을 집필한 인물이다. <신경보>는 “그가 세계 최초로 광견병을 발견했다”고 보도했다.

투유유는 ‘말라리아 퇴치제를 발명하라’는 마오쩌둥과 저우언라이의 명령을 받은 군부의 지원 아래 신약 개발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당시 북베트남 정부로부터 말라리아 치료제를 개발해달라는 부탁도 받은 상태였다. 그는 신약 발명까지 2천여개 식물에서 380번에 걸친 시행착오를 겪었다.

‘중의학’ 우수성 알린 투유유,
동진시대 서적서 ‘개똥쑥’ 영감 얻어

오무라, 야간고 교사로 일하다
‘주경야독’ 학생들 보고 다시 연구

그러나 투유유는 실패에 굴하지 않은 도전 끝에 치료제 개발에 성공했다. 그와 함께 일했던 예전 동료 루아이핑 중국 침신대 중의학과 학장은 “투유유는 평상시엔 털털하고 합리적이지만 일을 할 때 가혹할 정도로 꼼꼼하다”고 말했다. 85살에 늦깍이로 노벨상을 수상한 그는 71살이 되어서야 박사과정 지도교수가 되는 대기만성형의 인생 역정을 거쳤다. <신경보>는 “문화혁명 기간(1966~1976년) 동안의 풍파 탓에 과학 간행물 발간이 정지되는 등 혼란으로 그의 연구 성과가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고, 심지어 논란이 되기까지 했다”고 했다. 투유유의 지인들은 “투유유가 85살의 고령임에도 자신의 연구실에서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고 전했다. 투유유는 노벨상 수상 소식을 듣고 “좀 의외지만 특별한 느낌이 없다”라고 말했다.

중국 내에서는 원사(중국 과학계 최고 권위자에에 주어지는 명예호칭)가 아닌 ‘무관’의 투유유가 노벨상을 수상한 것을 두고 원사 제도 논란도 불붙었다. 투유유는 수차례 원사 선거에서 떨어졌다. <인민망>은 “연구 공헌은 많으나 사교에 서툰 사람들은 원사에 낙선하고 돈과 권력이 많고 연구 성과 위조 의혹이 있는 이들은 순조롭게 당선되기도 한다. 이러면 사회에 어떤 교훈을 주겠는가”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차이나데일리>는 “85살에 뒤늦게 빛을 본 투유유처럼 앞으로 중국에서 뒤늦게 조명을 받는 노벨상 수상자들이 나올 것이다. 이는 중국 과학계 전체의 쾌거다”라며 고무된 분위기를 전했다.

노벨 생리의학생 공동수상자인 일본의 오무라 마사시(80) 기타자토대학 특별명예교수는 야간고등학교 교사로 일하다 다시 연구를 시작한 이력을 지닌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일본에서 일류 대학이라 말할 수 없는 야마나시대학을 졸업해 5년 동안 도쿄도립 스미다공업고등학교 야간부에서 학생들을 가르친 바 있다. 그는 당시 낮엔 일을 하고 밤에는 공부하는 학생들의 모습을 보며 “나도 좀 더 열심히 살아야겠다”고 결심하고 1960년 도쿄이과대 대학원 석사 과정에 입학해 다시 연구자의 길로 들어섰다. 그는 고등학교 때는 스키에 빠져 크로스컨트리 선수로 두 차례 전국체전에 출전한 경험도 있다.

그는 독창성을 연구 좌우명으로 삼았다. 그는 1974년 시즈오카현 이토시의 골프장 근처 흙에서 발견한 세균을 바탕으로 열대지방 풍토병인 강변실명증의 결정적인 치료 물질인 이베르멕틴이란 항생제를 만들어냈다. 이 약은 매년 열대 지역에 사는 2억~3억명의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다. 그는 남들이 하지 않는 것을 하다보니 “그동안 실패가 더 많았다. 일이 제대로 되지 않아 어려운 때도 있었지만 어떤 땐 정말 놀랄 정도로 진전을 보는 때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6일 오전엔 이미 고인이 된 부인 후미코의 사진을 들고 12월 시상식에 참석하고 싶다고 말했다.

베이징 도쿄/성연철 길윤형 특파원 sych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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