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회의록 살펴보니
“2%대 물가상승 확신 없었지만
연말에는 기대 수준 이를 것”
17명 중 13명이 연내 인상 전망
“2%대 물가상승 확신 없었지만
연말에는 기대 수준 이를 것”
17명 중 13명이 연내 인상 전망
지난달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기준금리 정상화(인상)를 미룬 이유는 물가 상승에 대한 불확실성과 세계 경기 둔화 때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연준이 고용률과 함께 금리 인상 조건으로 내세운 핵심 사안들이다. 그러나 연준은 “연말까지는 필요한 조건이 충족될 것”이라며 ‘연내 금리 인상’ 의지를 재확인했다.
9일 연준이 공개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을 보면, 위원회는 “미국 내 경제 활동과 물가 전망에 대한 하방 위험 요인이 여전한 만큼, 금리 인상에 필요한 추가 지표를 확인하는 게 더 신중한 태도라는 결정을 내렸다”고 기준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위원회는 지난달 16~17일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종전과 같은 0~0.25% 범위로 유지하기로 ‘9 대 1’의 의견으로 결정했다.
위원회는 “많은 위원이 고용 시장은 충분히 개선된 것으로 봤다. 하지만 물가가 ‘중장기적 2%대 상승률’이라는 목표에 가까워졌다는 확신이 없었다”고 말했다. 지난 8월 미국 산업생산이 전달 대비 0.4% 감소한 것을 비롯해 기존 주택매매(-4.8%), 자동차 및 부품 생산(-6.4%), 소비자신뢰지수(-6.2p) 등 주요 경제지표들이 줄줄이 하락했다. 세계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미국이 섣불리 금리를 올릴 경우, 중국 등 신흥국이 받게 될 타격이 미국에 부메랑이 될 것이란 우려도 나왔다. 위원회는 “중국 경제 부진이 미국의 순수출을 감소시킬 수 있다. 세계 경제 상황 탓에 부정적 위험이 증가하고 있다. 미국 내 물가 하락 위협 요인도 애초 전망보다 많아졌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위원회는 “많은 위원이 올해 연말에는 경제 여건과 노동시장 지표가 기대했던 수준에 이를 것이라는 자신감이 있다”며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을 내비쳤다. 특히 이번 회의에 참가한 위원 17명(의결권 없는 위원 7명 포함) 가운데 13명이 올해 안에 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고 봤다. 반면, 나라야마 코처라코타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회의록 공개 직후 “경기 부양과 고용시장 개선을 위해서는 오히려 금리 범위를 더 낮출 필요가 있다”며 마이너스 금리를 주장했다. 최근 벤 버냉키 전 연준 의장도 “현재 물가 상승률이 너무 낮고, 고용시장도 이제 막 회복을 시작한 상태”라며 금리 인상 반대 의견을 냈다.
한편 국제금융센터 자료를 보면, 연준이 9월 회의록을 공개한 이날 금리 인상 시기가 늦어질 것이라는 기대로 유로화 대비 달러화 가치는 전날 유로당 1.124달러에서 1.128달러로 하락했다. 금리 인상 지연이 미국과 세계 경기 부진 때문이라는 분석도 반영돼 미국 국채 금리는 2.10%로 전날 대비 0.03%포인트 상승했다. 반면, 미국 증시는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지수가 전날보다 17.6포인트(0.88%) 오른 2013.43으로 상승세를 보였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공개한 9월 회의록 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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