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달 만에 최저치
12일 원-달러 환율이 석달여 만에 달러당 1140원대로 떨어졌다. 미국 기준금리 인상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자, 위험자산 투자심리가 살아나 달러화 가치가 하락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직전 거래일(10월8월·1159원)보다 달러당 15.5원 하락(원화 가치 상승)한 1143.5원으로 장을 마쳤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1149.0원으로 장을 시작해 뚜렷한 반등 없이 하락세를 지속한 끝에 1140원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원-달러 환율이 1140원대로 떨어진 것은 지난 7월17일(1147.5원)이후 3개월여 만이다. 정경팔 하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미국 금리 인상 기대감이 무산되면서 안전자산인 달러화보다 신흥국 통화에 대한 투자 심리가 강세를 보인 게 원-달러 환율 하락(원화 가치 상승)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정상화(인상)가 지연되는 가운데 올해 안 금리 인상도 어려울 것이란 예상까지 나오고 있어, 원화 강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피셔 부의장은 페루 리마에서 열린 국제금융전문가그룹인 ‘지(G)30’ 세미나에서 “(올해 금리 정상화 관련 언급은) 예상일 뿐 약속은 아니다. 연준 관계자들이 연내 통화정책 정상화(기준금리 인상)를 예상하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아니다”며 ‘연내 금리 인상 무산’ 전망에 불을 지폈다. 재닛 옐런 연준 의장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지난달 회의 등에서 “연말까지는 노동시장과 물가 쪽에서 금리 정상화를 위한 조건을 충족할 것”이라고 말한 것과 다른 어조다. 다만 피셔 부의장은 “저유가 등에 따른 일시적인 효과가 사라지고, 경기 확장이 이어지면서 (통화정책 정상화 조건인) 물가가 2%대 쪽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날 미국 경제전문지 <블룸버그>는 시장전문가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올해 12월 금리 인상’ 전망이 37.4%에 그쳤다고 밝혔다. 오히려 내년 1월(44.9%)이나 3월(59.3%) 인상 가능성을 점치는 쪽이 많았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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