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대자동차의 경기 화성 남양연구소에서 열린 ‘2015 R&D 아이디어 페스티벌’에 출품된 연구원들의 작품들. 자동차 내부의 각 부분을 악기로 활용해 연주할 수 있는 ‘유캔콘서트’가 대상을 받았다.
현대차 연구원들 ‘R&D 페스티벌’
미래 이동수단 아이디어가 반짝
미래 이동수단 아이디어가 반짝
‘운전하다 핸들을 두드렸을 때 음악 소리가 난다면? 차 안에서 사람들과 합주를 할 수 있다면?’
상상은 여섯 달 만에 현실이 됐다. 운전석 핸들 주위로 드럼 소리를 낼 수 있는 센서를 심었다. 핸들을 두드리는 대로 드럼 소리가 난다. 뒷좌석에 앉은 사람들이 앞좌석 머리 부분을 치면, 젬베(아프리카의 술잔 모양의 북)나 트라이앵글 같은 타악기 소리가 울린다. 조수석에는 키보드를 달았다. 태블릿 피시(PC)를 활용해 다른 악기도 함께 연주를 할 수 있다. ‘유캔콘서트’라는 이름이 붙여진 이 차량은 현대기아자동차 남양연구소에서 일하는 평균 7년차 연구원 다섯 명이 업무 외 시간을 쪼개 제작한 것이다.
13일 경기도 화성시 현대차 남양연구소 설계1동 앞에서 ‘유캔콘서트’를 비롯해 ‘2015 아르앤디(R&D) 아이디어 페스티벌’ 본선에 오른 10개 작품의 시연 행사가 열렸다. 2010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이 행사의 올해 공모 주제는‘더 나은 미래를 향한 동행’이었다. 연구원들은 4~7명씩 팀을 이뤄 참여한다. 회사 쪽은 본선에 오른 팀들에게 제작비 800만원을 지원하고, 각 팀은 예산에 맞춰 아이디어를 실물로 제작했다. 올해 대상을 받은 ‘유캔콘서트’의 경우 650만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현대차가 이런 행사에 관심을 두는 이유는 미래 이동수단의 아이디어를 발굴하기 위해서다. 올해는 1인 가구 증가와 주차 공간이 부족한 상황을 반영한 아이디어가 눈에 띄었다. 차체 자체가 커다란 바퀴로 구성된 원통형 이동수단 ‘오리진’은 몸집이 작고 전기를 동력으로 움직인다. 동그란 차체이지만 운전석은 수평을 유지할 수 있으며, 핸들이 아닌 조이스틱으로 운전한다. ‘오체불만차’는 보통의 휠체어에 머리로 좌·우 방향을 움직일 수 있는 장치와 구동 장치를 달아, 팔과 다리가 불편한 사람도 운전할 수 있게 했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조광수 연세대 정보대학원 교수는 “이런 프로젝트는 연구원들이 정말 하고 싶지 않으면 못하는 것”이라며 “보수적인 문화를 갖고 있는 현대차가 새로운 것을 수용하는 동력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화성/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이 가능한 원통형 자동차 ‘오리진(Origine)’
과 머리만을 이용해 운전할 수 있는 ‘오체불만차’가 각각 최우수상과 심사위원특별상을 수상했다. 현대자동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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