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 집값 하락 2012년 수준 예상
주택 담보가치 하락에 무게 둔 듯
주택 담보가치 하락에 무게 둔 듯
국내 은행들은 올 2분기에 담보가치 하락 위험 등을 들어 가계 신용위험이 부동산 하락세가 뚜렷했던 2012년 수준까지 올라갈 것으로 내다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공급과잉 논란’이 불거진 주택시장의 추가 상승 여력을 두고 의견이 분분한 가운데 금융회사들이 부동산 경기 위축에 무게를 싣고 있음을 보여준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서베이 결과’를 보면, 은행들은 가계의 신용위험지수가 1분기 22에서 2분기 28로 올라갈 것으로 전망했다. 이 조사는 한은이 금융회사 여신 총괄책임자를 상대로 대출태도, 신용위험, 대출수요 등 3개 항목에 대한 동향과 전망을 묻는다.
올 2분기 가계신용위험지수 전망치가 현실화할 경우, 2012년 4분기에 31까지 치솟은 이후 가장 높은 수준에 이른다. 한은 은행분석팀 박민렬 과장은 “2012년에 지수가 올라간 것은 둔화하던 부동산 경기가 뚜렷한 하락세로 돌아서면서 담보가치가 떨어진 영향이 컸다”며 “은행 여신 책임자들이 올 2분기 경기에 대해 불확실성이 있지만 담보가치 하락의 리스크가 쌓였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건설회사들은 4월 아파트 신규 분양 물량을 전달보다 40% 이상 늘려잡는 등 올봄 주택시장에서 지난해 열기가 이어질 것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가계부채의 규모가 지나치게 불어난데다 주택담보대출 여신 심사 강화안이 지난 2월 수도권에서 시행됐고 5월엔 지방으로 확대 적용된다. 금융회사들이 담보로 잡은 부동산 가격 하락을 염두에 두고 있는 셈이다. 은행들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신용위험도 소폭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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