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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위기의 삼성’ 이재용 어떤 리더십 보여줄까

등록 2016-10-13 22:08수정 2016-10-13 22:08

4조원 손실에 브랜드 위상도 타격
조직문화·지배구조까지 비판받아

전면에 나서 후계자 역량 발휘할때
자신만의 비전·리더십 제시해야
등기이사 선임될 27일 주총 주목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화 김승연 회장 모친 빈소를 조문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 8월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한화 김승연 회장 모친 빈소를 조문한 뒤 빈소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갤럭시노트7 불량 사건으로 인한 ‘삼성 위기’로 이건희 회장의 후계자로 불려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본격적인 리더십 시험대에 올랐다. 삼성은 이번 사태로 인해 이미 4조원 정도의 손실을 입은데다 1등 브랜드로서의 위상에도 큰 타격을 입었다. 또 사태의 원인으로 단순한 제품 불량뿐만 아니라 삼성의 조직문화와 지배구조 문제까지 거론되고 있어 이 회장 대신 사실상 총수 역할을 해온 이 부회장이 전면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많다.

김상조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13일 “이번 사태를 계기로 삼성의 조직문화와 지배구조를 환골탈태해야 하고, 다른 대안이 없다면 그 주체는 이 부회장일 수밖에 없다. 이 부회장이 최고경영자로서 비전과 리더십을 보여 위기 극복에 앞장서고 결과에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 부회장은 위기 극복에 성공해서 후계자의 능력을 보여주는 길과, 위기 극복을 위해 나설 자신이 없거나 위기 극복에 실패하면 물러나는 길 중에서 선택하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장하성 고려대 교수는 “이건희 회장은 ‘신경영 선언’ 등을 통해 자신만의 경영철학과 비전을 제시해 지금의 삼성을 만드는 리더십을 보여줬다. 이 부회장이 부친과 다른 경영철학과 비전을 제시해 자신만의 리더십을 구축해서 위기 타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 부회장은 지난해 삼성물산 불공정 합병 논란으로 소수주주들에게 피해를 줌으로써 경영철학과 비전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켰고, 비핵심부분을 정리하는 선택과 집중식 사업구조 개편도 본인이 직접 방향을 설명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이 부회장이 부친이 병석에 누운 상황에서 회장 승진을 포함해 경영권 승계를 서두르는 것은 한국 사회의 유교적 특성상 비난을 받을 수 있다는 삼성의 신중론에 대해 장 교수는 “경영자 이건희는 이미 역할이 끝났다. 이제는 이 부회장 주도 하에 새 체제를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진형 전 한화증권 사장은 “카리스마가 강한 리더십을 보여준 이건희 회장이 갑자기 쓰러진 뒤 삼성의 리더십 공백은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관건은 이 부회장이 새로운 경영지도체제와 리더십을 신속히 구축해 리더십 공백을 해소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주 전 사장은 “이 회장의 리더십은 일본식 탑-다운 방식으로 철저한 경영관리와 대량생산체제에는 적합했지만 창의적 기업문화가 필요한 현 상황에는 맞지 않는 만큼 이 부회장이 새 환경에 맞는 리더십을 어떻게 구축하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도 11일 “점점 심각해져 가는 삼성의 스마트폰 위기가 삼성 후계자를 첫 번째 시험대로 밀어 넣었다”고 보도했다.

이 부회장이 오는 27일 삼성전자 임시주총에서 등기이사로 선임될 때 어떤 모습을 보일지도 관심사다. 김상조 소장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며 “이 부회장이 이번 사태에 대한 자신의 인식과 해법을 분명히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하성 교수는 “등기이사 선임에 그칠 게 아니라 대표이사를 맡아 제대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부회장은 임시주총 참석 여부를 놓고 아직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 소장은 “이 부회장이 앞에 나오지 않고 계속 뒤에 숨는다면 리더십 부족으로 낙인찍히고, 삼성의 위기 극복과 신뢰 회복도 요원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룹의 사령탑으로 불리는 미래전략실도 달라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 소장은 “미래전략실의 핵심인 최지성 부회장(실장), 장충기 사장(실차장), 김종중 사장(재무책임자)도 이 부회장과 마찬가지로 삼성전자·물산·생명 등 핵심 계열사의 등기이사를 나눠 맡아 (권한행사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연금은 이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안건에 대한 의결권 행사를 위해 투자위원회를 열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의 삼성전자 지분 8.38%는 단일주주로는 최대 규모다. 국민연금은 투자위원회에서 찬반 여부를 결정하기 어려우면 판단을 보건복지부 산하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로 넘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곽정수 선임기자, 한광덕 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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