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요예측 참여 기관 1곳도 없어
‘계열사 신용위험 우려 탓’ 분석
‘계열사 신용위험 우려 탓’ 분석
대한항공이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매각이 전량 불발되는 상황을 맞았다.
1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1년 만기 1500억원어치 회사채 발행을 위해 기관투자가들을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으나 단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대한항공 회사채의 신용등급은 BBB+(부정적)로 주관사들은 최근 회사채 발행금리와 채권시장 동향 등을 고려해 희망 금리를 3.80~4.00%로 제시했다.
만기가 짧은 1년물인데도 기관들이 수요예측을 외면한 것은 대한항공이 계열사들의 지급보증 등 자금 거래로 얽혀 있는데다 한진해운 추가 지원 가능성에 대한 부담 때문인 것으로 시장 관계자들은 분석했다. 대한항공은 올 상반기 기준으로 한진, 한진중공업홀딩스 등에 약 141억원의 지급보증을 선 상태다. 이들 회사의 영업활동이나 재무상태가 나빠지면 대한항공의 재무구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게다가 한진해운은 업황 침체로 상반기 4731억원의 순손실을 냈고 부채비율이 1077%에 이른다. 대한항공의 상반기 부채비율도 1082%로 전년말(867.59%)에 견줘 높아졌다. 신용평가사들은 계열사 지원 부담 등이 확대될 경우 추가적으로 신용등급을 내릴 수 있다는 입장이다 .
이번 대한항공 회사채 미매각 물량은 한국투자증권 등 주관사들이 떠안게 된다. 이번 미매각 사태로 이달 말 대한항공이 재추진하기로 한 3억달러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영구채) 발행 계획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이달 말께 한진해운 지원 이슈가 해소될 것으로 보고 외국 기관 투자가들과 금리 협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회사채 주관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도 2차례 수요예측 결과가 좋지 않아 이번에도 매물이 많이 소화될 것으로 기대하지는 않았다”며 “개인을 대상으로 한 소매판매(리테일)에서 물량을 소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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