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성 짙은 투자 경력자 많아
‘행동주의 투자’ 아이칸도 주목
소수인종·여성 없어 균형 상실
‘행동주의 투자’ 아이칸도 주목
소수인종·여성 없어 균형 상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의 경제팀 구성과 관련해 트럼프 대선 캠프에서 경제 참모로 일해온 주요 인사들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8월5일 발표된 13명의 트럼프 캠프 경제고문을 살펴보면 억만장자, 부동산 재벌, 헤지펀드 대표 등 금융계 거물들이 포진돼 있다. 외신 보도를 보면, 재력가로는 113억달러의 자산가로 미국에서 39번째 부자로 꼽히는 석유재벌 해럴드 햄, 부동산신탁회사 최고경영자 스티브 로스가 대표적이다. <포브스>가 꼽은 미국의 375번째 부호인 부동산캐피털 설립자 톰 배럭, 76억달러의 자산을 가진 은행사업가 앤디 빌도 트럼프 경제고문단에 이름을 올렸다.
싱크탱크인 헤리티지재단 연구원인 스티브 무어는 트럼프 캠프 경제팀을 주도했기에 백악관에서도 주요 보직을 맡을 것으로 관측된다. 잭 웰치 전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재무장관 후보 물망에 올라 있다.
역시 재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존 폴슨 폴슨앤드컴퍼니 회장은 ‘헤지펀드의 살아있는 전설’로 유명하다. 2006년 미국 부동산 시장이 호황에 취해 있을 때 폴슨은 부동산 거품이 붕괴하는 쪽에 베팅을 했다. 그는 주택가격이 떨어질 경우 돈을 벌 수 있는 방법으로 파생금융상품을 선택했다.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가 터지고 주택가격이 폭락하면서 그의 승부수는 적중했다.
트럼프가 평소 “최고의 재무장관감”이라고 말해온 칼 아이칸은 캠프 합류를 고사했지만 여전히 트럼프 행정부의 재무장관 유력 후보로 꼽힌다. ‘기업 사냥꾼’으로 불리는 아이칸은 올해 80살의 나이에도 투자업계에서 노익장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행동주의 투자자’를 자처하며 회사 지분을 산 뒤 지배구조 변화를 요구해 주주이익 극대화에 나서는 전략을 사용한다. 2006년 케이티앤지(KT&G)의 지분을 사들여 인삼공사 매각과 자산 처분을 요구하기도 했다.
피터 나바로 어바인 캘리포니아대학 경영학 교수는 <브라질에 비가 내리면 스타벅스를 사라>는 책으로 국내에도 널리 알려져 있다. 브라질에 가뭄을 해갈하는 비가 내려 커피 생산량이 늘면 커피의 재료인 원두 값이 떨어져 스타벅스의 이윤이 커지기 때문에 이 회사 주식을 사면 돈을 벌 수 있다는 논리로 거시경제를 활용한 투자 전략을 제시했다.
트럼프 캠프의 경제팀에는 소수인종이나 여성은 한명도 없다. 억만장자 당선자와 억만장자 경제고문, 그리고 금융위기로 큰돈을 버는 헤지펀드 업계의 거물들이 모여 백인 블루칼라를 위한 경제정책을 만들겠다고 나선 형국이다.
한광덕 기자 kd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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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무어, 존 폴슨, 피터 나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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