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1~3월) 성장률이 6분기 만에 최고치인 1.1%로 잠정 집계돼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하지만 내수는 여전히 부진해 추이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한국은행이 2일 발표한 ‘2017년 1분기 국민소득(잠정)’ 자료를 보면, 올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1.1% 증가했다. 지난 4월27일에 나온 속보치(0.9%)에 견줘 0.2%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한국은행은 3월 실적 자료를 추가로 반영한 결과 건설투자(1.5%포인트) 등이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분기별 성장률이 1%대로 올라선 건 2015년 3분기(1.3%) 이후 처음이다.
성장률을 끌어올린 주요 동력은 투자와 수출이다. 1분기 건설투자 증가율은 6.8%로 지난해 1분기(7.6%) 이후 가장 높다. 1분기 성장기여도도 건설투자(1.1%포인트)가 가장 높았다. 서울을 중심으로 부동산 시장의 활황이 이어지면서 건물과 토목의 건설이 모두 늘었다. 설비투자는 반도체 제조용 장비 등 기계류 투자가 활기를 띠면서 4.4% 늘었다.
지난해 4분기 역성장(-0.1%)했던 수출은 올해 1분기에 2.1% 증가로 반전됐다. 반도체와 기계·장비의 수출 호조에 힘입은 것으로, 2015년 4분기(2.1%) 이후 5분기 만에 최고치다. 제조업 성장률도 0.3%포인트 뛴 2.1%로 2010년 4분기(2.2%) 이후 6년3개월 만에 가장 좋은 성적이다. 김영태 한은 국민계정부장은 “이번 성장세는 정부가 떠받치지 않고 민간부문이 주도했다는 점에 의미를 둘 수 있다”고 말했다.
수출과 투자의 증가세가 이어지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상향 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현재 2.6%인 성장률 전망치를 7월에 올릴 수 있을 것이라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하지만 내수는 여전히 부진하다. 1분기 민간소비 증가율은 0.4%에 그쳤다. 지난해 2분기(0.8%)와 3분기(0.6%)보다도 낮다. 도소매·음식숙박업 등 자영업자들과 밀접한 서비스업 성장률은 0.2%에 머물렀다. 김영태 부장은 “휴대폰 신제품 출시를 앞둔 구매 연기와 중국인 관광객 감소에 당시 국내외 불확실성으로 소비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국민들이 벌어들인 소득의 실질 구매력을 나타내는 실질 국민총소득(GNI)은 교역조건 개선으로 1분기에 2.7% 늘었다. 총저축률은 36.9%로 외환위기 때인 1998년 3분기(37.2%) 이후 18년6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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