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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재벌 셀프개혁 ‘세월아 네월아’…김상조 공정위 언제 칼 빼나

등록 2017-09-25 18:11수정 2017-09-25 23:01

여소야대 국회서 개혁법률 통과 힘들어
재벌들, 새 정부 힘빠지기 기다리는 형국
“곧 2~3개 재벌 일감몰아주기 추가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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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재판에만 신경 쓰고, 현대차는 총수 건강 핑계만 대고, 엘지는 10여년 전에 (지주회사체제 전환 등) 할 일을 다 했다고 하고, 그나마 에스케이(SK)는 총수가 직접 노력을 하는 것 같은데, 아직 큰 효과는 없는 것 같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최근 4대그룹 모습에 실망감을 나타내며 한 말이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4일 국회에서 열린 ‘공정위 신뢰제고 방안’ 토론회에서 “최근 시장에서는 김상조가 갑질 근절만 하고 재벌개혁은 손놓고 있다는 얘기를 한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공정위가 제 역할을 하려면 국민 신뢰가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취지였지만, 최근 재벌개혁의 지지부진한 모습에 대한 고민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기자간담회, 4대그룹 간담회,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재벌개혁을 몰아치기식으로 해서는 안 된다. 기업 스스로 사회와 시장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선제적인 변화의 노력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재벌들은 지난 7월말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동을 앞두고 일회성 상생협력 방안을 내놓았을 뿐이다. 지배구조 개선, 일감 몰아주기 근절 등 근본적인 변화는 거의 없다. 김 위원장은 급기야 지난 1일 언론 인터뷰에서 “4대그룹 구조개혁은 올해 연말이 시한”이라고 공개 경고했으나,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공정위 고위 간부는 “이대로 가면 재벌개혁이 실패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높아지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런 와중에 더불어민주당의 김태년 정책위의장이 “공정위·국세청의 무리한 기업조사를 막겠다”고 말했다는 언론보도까지 나왔다. 김태년 의장이 직접 공정위에 전화를 걸어 “언론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하고 나서자, 공정위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재벌의 ‘개혁 사보타주’는 시간이 지나면 새 정부의 힘이 저절로 빠질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재벌 사정에 정통한 대형 로펌 고문은 “새 정부가 강력한 재벌개혁을 약속했지만 여소야대 국회에서는 법 통과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계속 떨어지면 정부의 개혁 추진력도 약화되고, 경기지표도 이미 하락세로 돌아서 국민도 점차 경제개혁보다 경제 살리기에 더 관심을 보일 것으로 재벌은 보고 있다”고 말했다.

관심은 김상조 위원장의 인내심이 언제까지 이어질지에 쏠려있다. 김 위원장은 25일 언론 인터뷰에서는 ‘몰아치기식 재벌개혁 자제’라는 기존 방침을 고수했다. 하지만 공정위가 재벌정책 전담부서로 신설한 기업집단국이 21일 정식 출범한 것을 계기로 일감몰아주기 조사를 하림·대림에 이어 추가로 확대할 계획이어서 주목된다. 공정위 간부는 “당장 동원할 수 있는 재벌개혁 카드는 일감몰아주기 조사”라며 “곧 2~3개 재벌에 대한 추가 조사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재벌은 새 정부 출범 전부터 공정위 조사에 대비해 증거를 없애는 등 치밀한 준비를 해왔다. 공정위 간부는 “재벌의 사전준비로 인해 조사가 쉽지는 않겠지만, 법 위반 증거를 모두 다 없애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우찬 경제개혁연대 소장은 “재벌개혁이 미흡한 것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새정부가 총수 전횡 차단과 소액주주 권한 강화를 위한 상법개정 등 재벌개혁 과제들의 시행시기를 대부분 2018년 이후로 미뤄놓은 것을 더 앞당겨야 하고, 시행령 개정만으로 추진할 수 있는 개혁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곽정수 선임기자 jskwa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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