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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EU에서라면 이재용 부회장은 실형·경영 배제“

등록 2018-02-08 18:51수정 2018-02-09 09:38

‘삼성제국’ 출간 앞둔 제프리 케인 기자 인터뷰
뇌물죄 받고도 부회장 유지 놀라워
제도 고쳐 화이트칼라 범죄 엄벌을
곧 1돌 새정부 재벌개혁 속도 내야
미국인 제프리 케인 기자.
미국인 제프리 케인 기자.
“유럽연합(EU)에서 이런 범죄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기소됐다면, 실형은 물론 경영 활동도 제약을 받았을 것이다.”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제프리 케인은 7일 <한겨레>와 한 인터뷰에서 지난 5일 이재용 부회장에 대한 항소심 판결에 대해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지난 7년간 삼성에 관한 취재를 했고, 조만간 책 <삼성제국>(가제)을 펴낼 계획이다. 이번 인터뷰는 페이스북 메신저로 했다.

케인은 항소심 판결에 대해 “2심에서 형량은 줄었지만, 여전히 유죄다. 그럼에도 석방된 것은 충격적이었다. 또 뇌물 공여죄 등으로 여전히 죄가 인정되고 있는데도, 부회장 지위나 등기이사직을 유지하는 것도 놀랍다”고 말했다. 이어 “같은 범죄에 대한 판결이 유럽연합에서 있었다면 이 부회장은 투자 등 어떤 경영 활동에서도 배제됐을 것이고 분명히 투옥됐을 것이다. 유럽보다 좀더 관대한 미국에서도 (뇌물죄에 대한 처벌은) 비슷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한국 법원이 ‘화이트칼라 범죄’에 관대한 것도 꼬집었다. 그는 “2009년 이건희 회장에 대한 사면은 (미국과는) 시스템이 달라서라고 이해하려고 했는데, 지금까지 거의 10년 동안 바뀐 것이 없다는 것을 이번 판결이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 “많은 한국인도 실망했을 것이다. 더 강하게 (화이트칼라 범죄를) 처벌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고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미국 <시엔엔>(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도 그는 “거대한 삼성제국의 지도자는 기대보다 빨리 감옥을 벗어났다”며 “한국은 악명높게도 화이트 칼라 범죄를 가볍게 다루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문재인 정부에 대한 기대와 바람도 드러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좋은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재벌 개혁에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 5월이면 출범 1주년이 되는데, 재벌 개혁에 관한 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는데 아직은 없다”고 밝혔다. 재벌 개혁 방안으로 순환출자 금지, 지주회사 전환, 재벌에 관대한 사면 관행 종식,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방해에 대해 관대한 법률 개정 등을 꼽았다. 케인은 “삼성 등 재벌이 스스로 개혁할 이유가 없으니 정부가 제도적으로 이를 하도록 해야 한다”며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잘 해낼 것으로 생각하지만, 더 빨리 움직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삼성의 하계수련회 때 등장한 ‘하나된 우리’라는 구호.       제프리 케인 제공
삼성의 하계수련회 때 등장한 ‘하나된 우리’라는 구호. 제프리 케인 제공
북한 청진에 서 있는 ‘일심단결’ 선전물.    제프리 케인 제공
북한 청진에 서 있는 ‘일심단결’ 선전물. 제프리 케인 제공
그는 삼성전자가 자사 ‘뉴스룸’을 통해 지난해 12월 <한겨레>와 자신이 한 인터뷰를 비판한 내용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삼성전자는 “한겨레의 기사는 전제가 되는 사실관계가 잘못됐고 허위다”라며 “글로벌 기업 삼성을 역사상 최악의 독재국가인 북한과 비교하는 주장을 여과 없이 게재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케인은 “삼성의 전 대표이사가 ‘이건희 회장을 둘러싼 신화 만들기와 선전·선동이 있다’고 말하는 등 많은 삼성 관계자를 인터뷰하고, 하계수련회때 하는 대규모 매스게임 등 삼성 문화를 접했다”며 “북한을 방문한 적도 있어 (비슷한 특성을) 자연스럽게 비교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이 북한처럼 강제수용소를 운영한다는 의미가 아니다”라며 “삼성은 거짓말을 했다고 비난했지만, 녹음된 인터뷰를 비롯해 삼성 관계자들로부터 많은 사진과 동영상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현준 이정훈 기자 haoju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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