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6일 오후 청와대에서 제6기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간담회를 주재하기 앞서 김상희 부위원장 등 위원들과 차담회를 갖고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지난해 합계출산율이 1.05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기 여성 한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우리나라는 2001년 이후 ’초저출산 사회’(합계출산율 1.3명 미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평균치(2015년 기준)는 1.68명이며, 우리나라는 꼴찌다.
2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출생·사망통계 잠정 결과’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한해 전(40만6200명)보다 11.9%나 줄었다. 감소 폭이 10%를 웃돈 것은 2001년(12.5%), 2002년(11.3%) 이후 세 번째다. 합계출산율은 2005년 1.08명으로 최저치를 찍은 뒤 소폭 반등과 하락을 거듭해왔는데, 12년 만에 다시 1.10명 밑으로 떨어졌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0.84명으로 가장 적고, 부산(0.98명), 인천(1.01명), 광주(1.05명)가 평균을 밑돌았다. 세종은 1.67명으로 가장 많았다.
연령별 출산율은 40살 이상을 제외한 모든 나잇대에서 줄어들었는데, 특히 주 출산 나이인 30대 초반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연령별 출산율은 해당 연령 여성인구 1천명당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지표다. 30대 초반은 여성인구 1천명당 110명 출산을 유지했으나, 지난해에는 97.9명으로 뚝 떨어졌다. 20대 후반 출산율도 10년 전엔 30대 후반보다 4배 가까이 높았지만, 지난해에는 47.8명으로 30대 후반(47.2명)과 비슷해졌다.
반면 지난해 사망자 수는 한 해 전보다 1.7%(4800명) 증가한 28만 5600명으로 사망원인 통계를 작성한 1983년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인구 1천명당 사망자 수를 나타내는 조사망률은 5.6명으로 1년 전보다 0.1명(1.5%) 늘어났다. 조사망률은 2004~2009년까지 5.0명을 유지하다가 2010년부터 증가하는 추세다. 사망률 성비는 1.2배로 남성 사망률이 여성 사망률보다 높았다. 특히 50대의 사망률 성비는 2.9배로 최대치였다.
지난해 출생아 수는 적어지고, 사망자 수는 많아지면서 자연증가는 2016년(12만5400명)에 견줘 42.6%나 감소한 7만2천명으로 집계됐다. 역시 1970년 통계 작성 이후 최저치다. 특히 지난해 12월에는 사망자 수(2만6900명)가 출생자 수(2만5천명)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지연 통계청 인구동향과장은 “합계출산율이 낮은 수준으로 계속 유지되면 우리나라 총인구가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서는 시점이 2031년에서 2027년으로 앞당겨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은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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