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우리나라 가구는 한 달 평균 255만원을 쓴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가 있는 가구는 그렇지 않은 가구에 견줘 월 141만원을 더 쓰고 있으며, 월소득 100만원 미만인 가구의 소비지출이 110만원에 달해 적자살림에 허덕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7년 가계동향조사(지출부문) 결과’를 보면, 지난해 전국 가구의 가구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55만7천원이었다. 지출항목별 비중을 보면 교통(14.4%), 식료품·비주류 음료(14.1%), 음식·숙박(13.9%), 주거·수도·광열(11.1%) 등의 차례였다. 다만 이번 조사는 가계동향 조사를 개편한 뒤 처음 시행된 것이어서, 전년 비교 등 추이를 알기는 어렵다.
또 18살 이하 미혼자녀와 함께 사는 부부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371만6200원으로, 자녀가 없는 부부가구에 견줘 141만4800원이 더 많았다. 자녀가 있는 부부가구의 소비지출 항목 가운데선 교통비 비중(15.5%)이 가장 컸다. 자녀의 교육비에는 47만100원을 쓰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견줘 이른바 ‘한부모 가정’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219만300원으로 부부가구보다 낮았다.
가구주 연령만으로 분석하면, 40대 가구주를 둔 가구의 소비지출이 316만7600원으로 가장 많았다. 가구주 연령이 34살 이하인 청년 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은 220만600원이었고, 이 가운데 1인 가구의 지출액은 160만7500원, 자녀가 없는 부부가구의 지출은 314만5100원이었다. 청년가구의 경우, 교통비(16.8%), 음식·숙박비(16.7%) 등의 지출 비중이 높았다. 65살 이상 노인가구의 월평균 소비지출액은 152만3500원으로 청년가구의 69% 수준이었다. 노인가구는 식료품·비주류음료(23.1%)에 지출하는 비중이 가장 컸다.
월평균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최하위 가계는 같은 기간 평균 110만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버는 돈보다 쓰는 돈이 더 많아 적자살림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이들 가구의 경우 식료품(20.9%), 주거·수도광열(19.3%), 보건(10.7%) 등의 차례로 지출 비중이 높았다. 통계청 관계자는 “월평균 경상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가계가 110만원 이상 소비지출을 했다면, 적자살림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다만 이는 평균치여서 소득이 100만원 미만인 전체 가구가 적자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황보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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