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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재계 눈치 본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보류

등록 2018-07-26 17:44수정 2018-07-26 22:00

기금위 회의서 주주권 행사범위 합의 실패
정부 ‘여건 갖춰진 뒤' 경영참여 도입 입장
노동계·시민단체 위원 ‘실효성 없다’ 반발
30일 회의서 수정안·정부안 재논의 예정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약 621조원이며, 이 가운데 국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약 131조원으로 우리나라 주식 시가총액 7%에 달한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지난해 말 기준으로 국민연금 기금 규모는 약 621조원이며, 이 가운데 국내 주식에 투자한 금액은 약 131조원으로 우리나라 주식 시가총액 7%에 달한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는 노동계·시민단체 추천 위원들이 ‘경영참여가 빠진’ 스튜어드십 코드안은 경영진 일가의 전횡으로 인한 기업·주주가치 훼손을 막을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26일 예정됐던 국민연금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 결정은 오는 30일로 늦춰졌다.

이날 보건복지부는 “제5차 기금운용위 회의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안건을 논의했으나 경영참여 등 주주권 행사 여부에 관한 위원간 이견이 있어, 30일 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능후 복지부 장관을 위원장으로 한 기금운용위는 각 부처 차관 4명,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전문가 2명, 노동자·사용자·지역가입자 단체가 추천한 12명 등 모두 20명으로 구성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처럼, 국민연금이 가입자 재산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 투자기업 의사 결정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라는 국제적 지침이다.

박능후 장관은 이날 위원들 의견을 듣기에 앞서 “경영참여 주주권을 행사하지 않더라도 국민 이익과 자산을 지키고 기업 개선을 위해 모든 효과적인 수단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정부가 내놓은 안을 보면 주주총회에 직접 안건을 제안하는 주주제안권 행사에 대해서는 도입을 보류하기로 했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안건을 제안하는 행위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다른 주주로부터 의결권을 위임받아 행사하는 ‘위임장 대결’도 마찬가지다. 이는 모두 경영참여로 해석될 가능성이 높다. 자본시장법상 국민연금이 지분 5~10% 이상 보유 기업에 대해 ‘경영참여’를 하면, 공시의무 발생 등 기금운용상 제약이 생긴다. 이에 정부는 법개정 등 제반 여건이 갖춰진 뒤 이를 다시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재계 등 사용자단체가 추천한 위원 대다수는 주주권 행사를 비공개 대화와 공개서한 발송 등 순서로 단계를 밟아 확대하는 정부안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태도였다.

반면 노동계·시민단체쪽 위원들은 스튜어드십 코드에 ‘모든 주주권 행사’를 명시하는 대신, 경영참여 주주권에 대해선 앞으로 신설될 수탁자책임전문위 의결을 거쳐 행사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국민연금의 과도한 영향력 우려 해소’를 이유로 국민연금이 자금을 위탁한 자산운용사에 의결권(주주권) 행사 위임을 추진하기로 한 방안에도 반대했다.

앞서 경제개혁연대·참여연대 등 시민단체도 “경영참여를 뺀 스튜어드십 코드는 반쪽짜리”라고 비판했다. 사회책임투자 컨설팅업체인 서스틴베스트 류영재 대표는 “경영참여 주주권 행사를 스튜어드십 코드에 넣지 않으면, 기업은 그보다 약한 주주권 행사인 ‘비공개 대화’에 성실히 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반면, 익명을 요청한 국민연금 의결권행사전문위원은 “스튜어드십 코드가 한국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알 수 없으므로 일단 완화된 수준으로 도입하고, 필요시 지침을 바꾸면 된다”고 말했다.

박현정 기자 sara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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