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0일 “제가 문재인 정부 초대 부총리”라고 강조하며 일각에서 불거진 보수 야당 영입설을 일축했다. ‘인기 없는 정책을 펼 수 있는 용기’를 1기 경제팀 수장 역할을 마무리하며 직원들에게 보내는 ‘마지막 메시지’로 강조하기도 했다.
이날 퇴임을 앞둔 김 부총리는 마지막 기자간담회를 열어, 1년6개월간 임기에 대한 소회 등을 밝혔다. 그는 퇴임 뒤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평범한 소시민으로 돌아간다. 특별한 계획은 없다”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묻는데, 저는 문재인 정부의 초대 부총리였다, 이렇게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장하성 청와대 전 정책실장과의 갈등설에 이어진 보수 야당의 입당 제의 등 정치적 논란에 선을 긋는 발언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김 부총리가 정책 내용에 있어 청와대와 각을 세워 온 점 등을 들어 일부에서는 김 부총리가 퇴임 뒤 야당에서 정치인 생활을 시작할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김 부총리는 그동안 청와대와의 엇박자 논란에 대해서는 “1기 경제팀은 패러다임 전환에 신경 쓴 팀이고 그 과정에서 여러 이견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며 “그런 토대가 어느 정도 완성됐기 때문에 (후임) 홍 부총리가 추진력 있게 해나갈 것 이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이날 김 부총리는 마지막 메시지로 구조적 문제 해결을 위한 사회적 대타협을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직원들에게 보낸 이임사에서 “우리 경제·사회시스템은 지속가능한지 끊임없이 도전받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을 국민들께 있는 그대로 알리고 고통 분담을 요구하는 용기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부총리는 취임 초부터 기득권 구조 혁파나 사회보상체계 재편 등으로 대표되는 구조개혁을 강조했지만 재임 기간 눈에 띄는 성과를 내놓지 못했다는 평가가 일반적이다. 그는 “기득권을 허물어야 하고 대립하는 이해관계를 조정해야 한다. 더 가진 경제주체와 사회지도층의 희생과 양보가 절실하다”며 그 해법으로 “정치적 의사결정의 위기를 극복해야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기재부 직원들을 만나 인사하는 것으로 이임식을 대신했다. 김 부총리는 이날 모든 일정을 마친 뒤 2013년 백혈병으로 먼저 떠나 보낸 아들의 묘소를 찾은 것으로 전해졌다. 후임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오후 늦게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고 임기를 개시한다. 취임식은 11일로 예정돼 있다.
방준호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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