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5일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여년 만에 최악의 분기 성장률(-0.3%)이 발표되자 정부는 25일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대책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날 국회에 제출하는 ‘미세먼지 추경안’ 통과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기업의 투자 환경 개선에 각별히 노력하겠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30분께 정부서울청사에서 긴급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고 당초 예상치보다 부진한 경제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회의에는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앞서 한국은행은 이날 아침 지난 1분기 국내총생산(GDP)이 전분기에 비해 -0.3% 성장률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17년 4분기 -0.2%를 기록한 뒤 5분기 만에 마이너스 성장률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2008년 4분기(-3.3%) 이후 10여년 만에 최저치다. 특히 설비투자는 전기 대비 -10.8%를 기록해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분기(-24.8%) 이후 최저치였다.
정부는 세계 경제 성장률 둔화 등 부진한 대외 여건의 변화 등을 실적 부진의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먼저 세계 경제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둔화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올해 들어서만 두차례 연속 하향 조정(2018년 10월 3.7%→2019년 1월 3.5%→2019년 4월 3.3%)한 것이 대표적이다.
특히 세계 교역량 전망이 큰폭으로 하향 조정(2018년 10월 3.7%→2019년 3월 2.6%)돼 수출주도형인 한국 경제에 큰 부담으로 돌아왔다는 분석이다. 정부는 여기에 지난해 4분기 높은 성장률에 의한 ‘역 기저효과’도 일부 작용했다고 밝혔다. 4분기 높은 성장률(전기 대비 1%)에 따라 지표가 하향 조정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뜻이다.
정부는 경제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이고 가능한 모든 정책 수단을 동원하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당초 정부가 제시한 성장 목표(2.6~2.7%)를 달성할 수 있도록 총력을 기울여 나가겠다”며 “지금까지 발표한 경제활력 대책들을 차질없이 추진해 나가고, 특히 기업 투자환경 개선에 각별한 정책적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홍 부총리는 이어 “추경 예산은 언제나 타이밍과 속도가 중요하다”며 미세먼지 저감 및 선제적 경기 대응 목적으로 편성한 추경안을 국회가 빨리 통과시켜줄 것을 당부했다.
그는 “현재 우리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지만, 1분기보다는 2분기, 상반기보다는 하반기에 더 나아질 것으로 보여진다”며 “정부가 먼저 경기 개선 모멘텀을 만들어 나갈테니, 민간 부문에서도 투자 확대와 고용 창출 등을 통해 경제활력을 높이는 데에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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