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노인이 서울 시내 한 구청에 비치된 일자리 사업 안내문을 살펴보고 있다. 한겨레 자료사진
55살 이상 고령층 세 명 가운데 두 명은 앞으로도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이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한 나이는 평균 73살에 달했다.
23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9년 5월 고령층 부가조사 결과’ 자료를 보면, 지난 5월 기준 55~79살 고령층 인구 1384만3천명 가운데 장래 근로 희망자 비율은 64.9%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0.8%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평균 73살까지 일하고 싶다고 답했는데 희망 근로 상한 연령도 지난해보다 1살 높아졌다. 더 많은 고령자들이 더 오랫동안 일하고 싶다고 답한 셈이다.
이들은 일손을 놓지 못하는 이유로 ‘생활비에 보탬’(60.2%)을 첫손에 꼽았다. 이어 ‘일하는 즐거움’(32.8%), ‘무료해서’(3.2%), ‘사회가 필요로 함’(2.0%) 등이 뒤를 이었다. 취업 동기로 생활비를 든 고령층의 비율은 지난해보다 1.2%포인트 높아졌다. 빈약한 사회안전망과 지속되는 고령화 추세에 일터를 떠나지 못하는 노인들이 늘어나는 셈이다.
실제 지난 1년 동안 연금을 수령한 고령층(55~79살)의 비율은 45.9%로 절반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0~79살로 범위를 좁히면 연금 수령 비율은 64.2%까지 높아지지만, 국민연금 수급개시연령이 62살로 늦춰져 지난해보다 오히려 0.7%포인트 줄었다. 월평균 연금수령액은 25만~50만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39.9%로 가장 많았고, 이어 10만~25만원(27.0%), 50만~100만원(18.5%) 순이었다. 월평균 연금 수령액은 61만원으로 전년보다 4만원 늘었다. 특히 여성 고령층의 평균 연금 수령액은 41만원에 불과해 노후준비가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고령층의 취업률과 경제활동참가율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나타났다. 5월 기준 전체 고령층 인구 1384만3천명 가운데 경제활동인구는 797만4천명, 직장을 구한 취업자는 773만9천명이었다. 고령층의 경제활동참가율과 고용률은 각각 57.6%와 55.9%로 고령층 부가조사가 시작된 2005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 1년 동안 직장을 구한 경험이 있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고령층 가운데 18.8%가 경험이 있다고 응답해, 전년보다 1.9%포인트 늘었다. 주된 구직경로는 ‘친구, 친지 소개 및 부탁’(38.3%), ‘고용노동부 및 기타 공공 취업알선기관’(32.2%), ‘신문, 잡지, 인터넷 등’(10.2%) 순으로 많았다. 이 가운데 친구와 친지의 소개로 일자리를 구했다는 응답은 전년보다 2.1%포인트 감소한 반면, 정부와 공공 알선기관을 통했다는 응답은 1.9%포인트 늘었다. 이들(55~64살)은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에서 평균 15년5.7개월 일했으며, 가장 오래 일한 일자리에서 그만 둘 당시 나이는 평균 49.4살이었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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