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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경제일반

박근혜때 만든 ‘통일과나눔’ 재단 기부받은 대림주식 KCGI에 매각

등록 2019-09-27 19:14수정 2019-09-28 01:24

KCGI, 1200억에 사들여
대림 지주사 2대 주주 등극
경영·지배구조에 영향 촉각
그래픽_고윤결
그래픽_고윤결
이준용 대림그룹 명예회장이 박근혜 정부 시절, 통일 관련 재단에 내놓은 그룹 지주사 지분 32.6%가 케이씨지아이(KCGI·강성부 펀드)에 넘어가게 됐다. 케이씨지아이는 2대 주주로서 경영 비효율성과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이른 시일 안에 경영진과의 회동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 명예회장이 기부한 지주사 지분이 시장에 풀리고 행동주의 펀드가 이를 사들이며 경영 참여를 선언한 셈이어서, 대림그룹에 어떤 여파가 미칠지 주목된다.

27일 통일과나눔 재단은 2016년 10월 이 명예회장에게서 기부받은 비상장 대림코퍼레이션 지분 32.6% 전량을 케이씨지아이에 1200억원을 받고 매각했다고 밝혔다. 통일과나눔은 ‘통일 대박론’의 산물로 2015년 5월 창립된 재단이다. 2014년 1월 <조선일보>는 ‘통일이 미래다’라는 신년기획 보도를 시작했고 며칠 뒤 박근혜 대통령은 “통일은 대박”이라고 발언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대대적인 보도를 통해 통일과나눔 재단 창립과 모금에 힘을 보탰고, 박근혜 최측근 원로모임인 7인회의 일원이었던 안병훈 전 조선일보 부사장이 재단 이사장을 맡았다. 결국 이 명예회장의 지주사 주식 343만348주(장부가액 2868억원)를 기부받은 통일과나눔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이어 자산 규모 국내 2위의 재단이 됐다. 이 주식에 따른 배당액만 한 해 60억원에 이른다.

하지만 통일과나눔은 지난 10일 이 주식 전량 매각공고를 냈다. 재단이 기부받은 지분을 계속 주식 형태로 보유해 증여세 면제를 받지 못할 경우 재단 운영이 사실상 어려워진다는 이유에서다. 통일과나눔 재단 관계자는 “내야 하는 증여세가 1500억원으로 추산됐고 그렇게 되면 재단 문을 닫아야 하므로 지분 매각을 추진하게 됐다. 지분 매수 의향서를 6곳에서 냈고 케이씨지아이가 최고액 1200억원을 써냈다”고 말했다. 기부 당시 주식의 장부 평가액이 2868억원이었는데 이보다 훨씬 적은 1200억원에 매각이 성사된 이유에 대해선 “비상장 주식의 특성도 있고, 세금 문제 때문에 가격 불문하고 팔아야 했다. 달라는 대로 주는 게 아니지 않으냐. 입찰에서 나온 최고 시장가가 매각 가격이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케이씨지아이는 대림그룹의 지주사인 대림코퍼레이션의 2대 주주가 됐다. 대림그룹은 “통일과나눔의 대림코퍼레이션 주식 매각에 대해 권한도 없고 알지도 못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놨다. 이해욱 대림그룹 회장과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인 지주사 지분은 62.3%에 이르고, 지주사도 자사주를 5.1%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케이씨지아이가 한진칼의 2대 주주 자격으로 경영권 승계 문제에 목소리를 낸 터라 ‘3세 경영 체제’가 구축된 대림그룹으로서는 촉각을 세우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핵심 계열사로 상장사인 대림산업에 대한 지주사 보유 지분이 23%에 그치고, 지주사와 대림산업 합병설 등 향후 지배구조 개편을 둘러싼 여러 시나리오를 염두에 두면 케이씨지아이의 2대 주주 등장은 상당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케이씨지아이는 이날 오후 보도자료를 내어 “이번 투자는 적대적인 행동주의를 표방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도 “경영진의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효율화에 대한 의지에 따라 경영진의 우호적인 파트너가 될 수 있으며, 빠른 시일 내에 경영진과의 회동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김태규 정남구 이경미 기자 dokb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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