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19일(현지시각)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고위 인사들과 한국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제공
미국 뉴욕을 방문하고 있는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이 미국의 투자자와 국제신용평가사 주요 인사들을 만나 한국의 경제 현안과 코로나19에 대한 정부 대응에 대해 설명했다.
기획재정부는 김 차관이 19일(현지시각) 블랙록, 모건스탠리 등 미국 소재 자산운용사 투자자들과 국제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임직원을 잇따라 만났다고 전했다. 특히 스탠더드앤드푸어스에서는 국가신용등급 평가를 담당하는 로베르토 사이폰-아레발로 국가신용등급 총괄 임원 등 고위 인사와 면담이 이뤄졌다.
김 차관은 이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국의 주요 경제 지표가 개선되고 있으며, 반도체 가격이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흐름이 나타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이 불안 요인으로 부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의 경제 여파는 확산 추이와 중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아직은 계량화하기 이르다”며 “정부는 경제 여파를 최소화하며 경기 반등의 모멘텀을 유지하기 위해 종합적인 경기 대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 쪽은 코로나19가 국가신용등급에 미치는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고 기재부는 전했다. 코로나19가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일시적이며, 내년에는 경기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코로나19의 경제 여파가 적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들은 같은 날 발간한 보고서(COVID-19 will hit Asia-Pacific Economies Hard)에서 아·태 지역 국가들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평균 0.5%포인트 낮춰잡았다. 이에 따라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도 기존 2.1%에서 1.6%로 0.5%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는 보고서에서 “공급망 차질로 인한 제조업 충격, 중간재의 중국 수출 감소 등이 크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무디스도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2.1%에서 1.9%로 낮춘 바 있다. 이로써 세계 3대 국제신용평가사 가운데 피치를 제외한 2곳에서 올해 한국의 성장률이 1%대에 머물 것으로 진단한 셈이다.
노현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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