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순대외금융자산이 연말 기준으로 처음 5천억달러를 넘어섰다.
한국은행이 20일 발표한 ‘2019년 말 국제투자대조표(잠정)’를 보면, 지난해 순대외금융자산(금융자산-금융부채)은 5009억달러로 1년 전보다 648억달러 증가했다. 내국인의 국외주식 투자가 급증한 데다 미국과 유럽의 주가지수가 20% 넘게 상승해 금융자산이 1534억달러 불어난 영향이다. 외국인이 국내에 투자한 금융부채(1조1988억달러)도 886억달러 늘었지만 금융자산 증가 폭에는 못 미쳤다. 한은은 “경상수지 흑자 기조가 유지된 게 순대외금융자산 확대를 뒷받침했다”며 “투자지역 다변화는 본원소득수지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직접투자 지분과 주식 등을 제외한 확정치인 순대외채권(채권-채무)도 전년 말 대비 30억달러 증가한 4806억달러로 최대를 기록했다. 그만큼 외국에서 받을 돈(대외채권)이 갚아야 할 돈(대외채무)보다 많다는 얘기다.
대외채무(4670억달러) 가운데 만기가 1년 미만인 단기외채는 1345억달러로 1년 전보다 89억달러 늘었다. 이에 따라 대외채무에서 단기외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28.8%로 0.3%포인트 높아졌다. 외채의 건전성을 보여주는 외환보유액(준비자산) 대비 단기외채 비율도 32.9%로 1년 전보다 1.8%포인트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단기외채가 늘어났지만 외채 건전성 지표는 30% 안팎의 안정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코로나19 확산,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 등으로 불확실성이 커진만큼 정부는 대외건전성 관리를 한층 강화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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