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또다시 1% 넘게 하락해 2070대로 후퇴한 26일 오후 서울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에 한창이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6.84포인트(1.28%) 내린 2,076.77로 마감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기업의 체감 경기도 큰 폭의 하락세를 보였다.
26일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은 8735억원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이는 2013년 6월13일(9551억원) 이후 6년8개월 만에 최대 규모다. 앞서 24일(7816억원)과 25일(7688억원) 순매도한 금액을 합하면 사흘 동안 2조4239억원의 외국인 자금이 코스피 시장에서 빠져나갔다. 외국인 순매도 금액이 사흘간 2조원을 넘었던 적은 유럽 재정위기가 절정을 이루던 2011년 8월9~11일(2조7천억원) 이후 처음이다.
기업의 체감경기는 역대 가장 큰 폭으로 나빠졌다. 한국은행이 이날 발표한 ‘2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자료를 보면, 전 산업의 업황 지수는 한달 전보다 10포인트 급락한 65로,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3년 1월 이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유행한 2015년 6월과 세계 금융위기가 닥친 2008년 11월의 하락 폭은 둘 다 9포인트였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업황 지수(65)가 한달 전보다 11포인트 꺾였다. 대중 수출 감소 우려에 전자·영상·통신장비(71) 업종이 18포인트 급락했고 자동차(56) 업종도 같은 폭으로 떨어졌다. 여객·물동량 감소로 운수창고업(60)은 무려 24포인트나 급락했다.
향후 경기 전망도 크게 어두워졌다. 3월 업황 전망지수는 69로 7포인트 하락했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 국내 확진자 수가 급증하기 전인 이달 11~18일에 이뤄져, 기업의 체감경기는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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