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소비심리를 금융위기 때 수준으로 추락시켰다. 한국은행이 27일 발표한 ‘2020년 3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한 달 전보다 18.5포인트 급락한 78.4를 나타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컸던 2009년 3월(72.8)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하락폭 역시 소비심리를 매달 조사하기 시작한 2008년 7월 이후 최대다. 사진은 27일 오후 서울 명동거리. 연합뉴스
코로나19 충격으로 우리나라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 1.4%를 나타내 금융위기 이후 11년 3개월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속보치)이 전기대비 1.4% 감소했다고 23일 발표했다. 이는 2008년 4분기(-3.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전년 동기와 비교한 1분기 성장률은 1.3%로 플러스를 유지했지만, 2009년 3분기(0.9%) 이후 10년 반만에 가장 낮은 수치다.
국내 감염병 확산이 2월부터 본격화하면서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버금가는 충격을 받은 민간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이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1분기 민간소비는 전기 대비 6.4% 감소해 1998년 1분기(-13.8%) 이후 감속폭이 가장 컸다. 서비스업도 2.0% 감소해 1998년 1분기(-6.2%)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운수(-12.6%), 도소매 및 숙박음식업(-6.5%)의 타격이 컸다. 제조업은 반도체가 늘었으나, 운송장비, 1차금속제품 등이 줄어 1.8% 감소했다.
수출은 반도체 등이 늘었으나 자동차, 기계류, 화학제품 등이 줄어 2.0% 감소했다. 수입은 광산품(원유 등), 자동차 등이 줄어 4.1% 감소했다. 정부소비(0.9%)와 건설투자(1.3%), 설비투자(0.2%)의 증가폭도 전기 대비 둔화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도 전기 대비 0.6% 감소했지만 교역조건 개선 영향으로 지디피 감소율보다는 적었다.
한광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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