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식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이 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지난달 수출입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산업부 제공
지난달 수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4.3%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무역수지는 국제유가가 급등한 2012년 1월 이후 99개월 만에 적자 전환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20년 4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369억23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견줘 24.3% 감소했고, 수입도 378억6900만달러로 15.9% 감소했다. 수출이 수입보다 더 많이 줄어들어 지난 3월 45억9400만달러 흑자였던 무역수지는 9억46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국과 유럽 등 주요 시장이 얼어붙고 중국 경제도 더디게 회복된 영향이 컸다. 대중국 일평균 수출은 4억6400만달러로 지난 3월보다는 3.7% 늘었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10.4% 감소했다. 대미 일평균 수출도 2억4200만달러로 지난 3월에 견줘 21.3% 줄었다.
특히 주요 수출 품목들은 대부분 두자릿수 하락세를 보였다. 자동차 산업은 완성차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6.3%, 부품은 49.6% 감소하는 등 공급과 수요 양쪽에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철강(-24.1%)와 스마트폰(-43.6%), 반도체(-14.9%) 등도 하락세를 보였다. 국제유가 급락은 석유제품(-56.8%)과 석유화학(-33.6%)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재택근무와 온라인 교육의 활성화로 컴퓨터(99.3%), SSD(254.5%) 등 언택트 관련 수출 품목은 큰 폭으로 증가했다.
산업부는 이번 무역 적자가 2008년 금융위기와 같은 불황형 적자는 아니라고 보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이 ‘락다운(lockdown)’에 들어간 반면 국내 제조업은 정상 가동하면서 중간재·자본재 수입이 지속됐다는 것이다. 지난달 자본재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3% 늘었고, 중간재는 13.9% 감소했다. 2009년 1월 자본재(-31.3%)와 중간재(-28.2%) 수입 감소폭에 비하면 코로나19 이후 국면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라는 분석이다.
조익노 산업부 수출입과장은 “지난해 4월 수출이 연중 최고치를 기록해 이번에 역기저효과가 있었고, 국내 조업일수가 이틀 적었던 영향도 있다”며 “수입과 수출 구조를 면밀히 들여다봤을 때 상대적으로 양호한 편이라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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