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경제 경제일반

게임포털·아바타로 ‘게임왕국’ 홀리다

등록 2006-01-11 18:39수정 2006-01-17 15:58

일본에 뿌리내린 한게임 2년 연속 베스트사이트
하루 15만명 동시접속 지난해 매출 껑충 530억원
문화도 채용도 현지화 일기·채팅·동아리등 개인커뮤니티 천국으로

세계를 뛴다/③ 천양현 NHN 일본현지업체법인 대표

하루 15만명이 동시에 찾아오고 하루 100만통 이상의 쪽지가 오간다. 서클 40만개가 옹기종기 모여있고 3만건 이상의 친구맺기가 이뤄지는 이곳은 엔에이치엔(NHN) 일본현지법인(엔에이치엔 재팬)이 운영하는 일본 한게임(hangame.co.jp)이다. 일본 한게임은 지난 2004, 2005년 연속 일본의 ‘올해의 베스트 사이트’로 꼽히며 일본 최대의 게임포털로 뿌리내렸다. 지난 2000년부터 게임포털의 씨앗을 뿌려 차근차근 키워온 천양현(40) 엔에이치엔 재팬 대표에게 지금의 성공은 행복하고 가슴 벅찬 감동이다.

세계를 뛴다
세계를 뛴다
2000년, 엔에이치엔 현지법인을 세우고 일본 도쿄의 시부야 뒷골목에 10평 남짓의 허름한 사무실을 얻어 본격적인 사업전선에 나섰을 때, 일본에는 ‘온라인게임’이나 ‘게임포털’은 전혀 알려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우선 한국에서 인기를 끌었던 인터넷 고스톱, 바둑 등 게임콘텐츠를 들여와 일본 유명 포털의 문을 두드렸지만, 일본 포털들은 게임을 인터넷에서 서비스하는 것 자체를 이해하지 못했다. 1년 동안 공들인 끝에 한 포털사이트가 게임콘텐츠를 받아들였고, 곧 20여개 업체로 확산됐다. 한게임이라는 이름도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지만, 한국의 단순한 캐주얼게임이 게임왕국 일본에서 자리잡기는 쉽지 않았다. 고민 끝에 떠오른 생각이 ‘아바타’(사이버상의 ‘나’) 사업이다. 일본은 애니메이션과 캐릭터의 역사가 깊은 만큼, 온라인에서도 캐릭터를 이용해 자신을 표현하는데 익숙할 것이라는 예상은 맞아떨어졌다. 2002년 아바타를 50엔~1000엔에 파는 ‘유료화’를 시작하면서 고정적인 수입이 생겼다.
“전국에서 얼굴 한번 못본 고객이 돈을 보내온다는 사실 자체가 감동이었어요. ‘이 회사가 망하지는 않겠구나.’ ‘이 회사가 살아있는 생명체구나’하는 생각에 가슴이 떨렸습니다.” 게임 서비스가 중심인 한국 한게임과는 달리 일본 한게임 홈페이지에서는 회원 각자가 개성있는 개인 커뮤니티를 만들 수 있다. 협력과 파티, 아기자기한 캐릭터를 좋아하는 일본인의 특성을 노려 일기쓰기와 채팅, 동아리 만들기 등 다양한 서비스도 마련했다. 특히 아바타들이 모여 사는 ‘아바타월드’는 인기 몰이 중이다. “사람들이 ‘또다른 나’와 ‘내 집’을 만들어놓고 아바타월드에 삽니다. 처음에 7만개의 집을 만들었는데 일주일 만에 다 팔렸어요.” 이용자들이 몰리다보니, 오프라인과 똑같은 일들이 벌어지기도 한다. “옆집에 사는 아바타가 싫다며 이사비용을 낼테니 옮겨달라는 사람도 있고, 심지어 땅투기까지 한다니까요.” 이용자가 몰려들면서 2004년에는 동시접속자 10만명을 넘어섰다. 천 대표는 “처음 법인 만들 때 ‘동시접속 10만되는 사이트를 만들자’고 다짐했었다”며 “그 꿈이 이뤄진 것 같아 가슴이 벅차올랐다”고 회상했다.

엔에이치엔 재팬의 또 다른 성공비결은 철저한 현지화다. 현재 엔에이치엔 재팬 직원 360명의 대부분은 일본인이다. 그는 ‘일본의 감성을 담으려면 일본인 개발자가 필요하다’는 생각에 2001년에는 일본인 컴퓨터공학도 1명을 뽑아 한국으로 10달 동안 유학을 보내기도 했다. 엔에이치엔 재팬은 일본 젊은이들에게도 인기있는 직장이다. 얼마 전 4명을 뽑는 신입사원 공채에는 2000명이 몰렸다. 또 일본에서 사업하는 만큼, 철저히 일본의 관행을 따랐다. “약속한 시간은 철저히 지키고. 잘못했으면 그냥 미안하다고 하는게 아니라, 직원들을 모두 데리고가서 깍듯이 사과해야 합니다. 또 문제가 될만한 소지가 있는 것은 미리 알려 대책을 세워야 하죠.”

엔에이치엔 재팬은 2000년 법인 설립 이후 연평균 100% 이상의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 530억원을 올려 전년(246억원)의 2배 가까운 성장을 기록했다. 천 대표는 “올해는 게임과 커뮤니티, 아바타 등 기존 사업에 주력하면서 얼마 전 문을 연 커뮤니티 서비스 ‘쿠루루’를 안정권에 올려놓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현재는 뚜렷한 경쟁상대가 없지만, 앞선 발자취가 없으니 우리가 가는 길이 맞는 길인지 가늠하기가 어려워요. 하지만 게임으로 즐겁고 행복한 세상을 만들고 싶다는 최종 목표에는 변함이 없습니다.” ‘최대’ 브랜드보다는 ‘최고’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는 게 천 대표의 다짐이다.

도쿄/글·사진 최혜정 기자 idun@hani.co.kr

관련기사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경제 많이 보는 기사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1.

음식점 폐업률 전국 1위는 이 도시…집값도 급락 직격탄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2.

“그리 애썼던 식당 문 닫는 데 단 몇 분…” 폐업률 19년 만에 최고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3.

90살까지 실손보험 가입 가능해진다…110살까지 보장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4.

오세훈발 ‘토허제 해제’ 기대감…서울 아파트 또 오르나요? [집문집답]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5.

한화 김동선, ‘급식업 2위’ 아워홈 인수한다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